“의대생 스스로 거부했는데 어떻게 구제하나”
“이미 한 차례 기회…국민감정 생각해 행동하라”
정부가 의료계의 요구사항이었던 의사 국가시험 추가 접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대생들이 자발적으로 국시를 거부한 상황에서 국가가 나설 명분이 없으며, 이는 공정성과 형평성에도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미 한 차례의 시험 일정을 연기했고, 접수 기간도 추가로 연기한 바 있기 때문에 이 이상 추가적인 접수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변인은 "현재 의대생들이 국가시험을 스스로 거부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정부에 구제 요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을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면서 "대한의사협회(의협)나 전공의 단체는 정부에 무엇을 요구하기보다는 의대생들이 스스로 '학업에 복귀하고 시험을 치르겠다'고 입장을 바꾸게 하는 노력을 우선하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지난달 31일 의사 국시 실기시험 시작을 하루 앞두고 시험을 이날로 1주일 연기하며 이미 한 차례 일정을 조정했다. 그러나 의대생 대다수는 재접수 기간에도 응시를 거부하며 실기시험을 신청하지 않았다. 전날 0시 마감된 의사국시 실기시험에는 응시대상 3172명 중 14%인 446명만 신청했다.
이에 의협과 전공의 단체 등 의료계에서는 의대생들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구제 대책을 다시 마련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한 상태다. 이들은 정부가 구제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다시 집단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손 대변인은 "의협과 전공의 단체에서 의대생 국가시험 구제 요구를 한 것에 대해 합리적이지는 않은 요구라고 판단한다"면서 "의대생에게 국가시험의 추가적인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해 많은 국민께서 공정성과 형평성에 위배된다고 생각하는 사실을 의료계는 유념할 필요가 있고, 이런 국민감정을 생각하면서 행동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의대생의 시험 거부에 따른 향후 의료진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의사가 아닌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업무들과 의사들이 꼭 해야 되는 업무들을 구별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의사인력의 단기적인 확충 부분을 수련병원들과 함께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수련병원 대부분이 상급종합병원인 점을 감안해 경증환자를 중소병원으로 분산시키면서 업무량 자체를 조정하는 대응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공의들의 추가적인 집단휴진 등에 대해선 "(협상) 전권을 위임받은 의협과 합의를 했기 때문에 상식적인 선에서는 집단행동이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