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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에 빌미 준다” “이념 떠나 허용해선 안 돼”

8월18일 서울 성북구에 있는 사랑제일교회 전경(왼쪽 사진). 8월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보수단체 및 시민단체 등의 참가자들이 8·15 집회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8월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보수단체 및 시민단체 등의 참가자들이 8·15 집회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일부 보수단체가 개천절인 다음달 3일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에서도 집회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코로나19 재확산의 계기가 된 광복절 집회와 선긋기에 실패하며 지지율 하락을 겪은 국민의힘이 이번에는 미리 선긋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권이 자신들의 방역 실패에 대해 변명하고 면피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면서 “10월 3일 광화문 집회에 나가시는 것은 자제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제1 야당이 많이 부족해서 또 다시 대규모 장외집회가 예고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든다”면서 “저희들이 열심히 싸우겠다. 처절하게 국회 내에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이 부족하고 가진 힘도 없지만 국민의힘을 조금만 더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같은 날 개천절 집회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원 지사는 “코로나19의 위험을 부정하고 방역의 필요성과 효과를 부정하고 자신들뿐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들을 의도적으로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 지사는 “보수의 이름과 가치를 참칭하며 공동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체의 시도는 우리 당과 지지자들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며 “공동체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보수의 제1가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광복절 집회 당시 당 일각의 미온적 태도를 지적하면서 “(이번에는) 이런 오류를 반복해선 안 된다. 단호한 조치를 먼저 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역시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추석에도 고향에 안 내려가고 거리두기를 해야 할 초유의 사태가 펼쳐졌다”며 “이 와중에 일부 단체들이 10월 개천절 집회를 열겠다고 하면서 국민 혼란과 사회적 갈등의 골 또한 깊어져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간곡히 호소한다”면서 “우리 사회가 코로나로부터 안전환 환경을 되찾을 때까지 우리 공동체의 안녕을 해하는 하는 집회는 진보·보수, 그 어떤 이념과 성향·목적을 떠나서도 허용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코로나19 확산의 기폭제 역할을 한 광복절 집회에 국민의힘 의원 일부가 참석하는 등 연관성이 확인되면서, 상승세를 타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꺾인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 측에서는 광복절 집회 당시 분위기를 재현하지 않기 위해 일찌감치 개천절 집회와 선 긋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자유연대와 천만인무죄석방운동본부,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등 보수단체들은 다음달 3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집회 신고 인원만 4만 명에 달한다. 서울시는 신고된 27건의 집회 대부분을 불허했으나, 온라인상에서 휴대폰을 끄고 집회에 참석하자는 포스터가 계속 유포되고 있다.

한편 5일 0시 기준 광복절 집회 관련 확진자는 527명까지 늘어났다. 때문에 방역당국은 개천절에 집회가 다시 열린다면 대규모 집단감염이 재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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