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대활동·국제기구 대응사업’ 명목 지출…정의연 “여러 재단 중 무케게재단 대표로 임의 표기”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한 국제 기구와 연대하겠다며 해외 재단에 지급한 돈이 공시 액수인 약 1억2000만원의 6분의 1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 언론에서 관련 의혹을 제기했는데, 해당 재단 관계자를 통해 이를 직접 확인한 것이다. 정의연은 여러 재단 중 한 곳인 무케게재단을 대표로 임의 표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의연은 2019년 8월29일 밝힌 2018년 기부금품 지출 내역에서 네덜란드의 ‘무케게재단(무퀘게재단)’에 1억2202만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지출 목적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국내·외 연대활동 및 국제기구 대응사업’이다. 해당 액수는 그해 총 국내·외 기부금 지출액인 3억2453만원의 37.5%에 해당한다. 가장 많은 액수이자 역대 해외 사업 중 유일하게 지출액이 1억원을 넘는다. 
2019년 8월29일 정의연이 공개한 ‘2018년 기부금품 지출 내역’. 무케게재단(무퀘게재단)에 1억2202만원을 보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 정의연 공시자료
2019년 8월29일 정의연이 공개한 ‘2018년 기부금품 지출 내역’. 무케게재단(무퀘게재단)에 1억2202만원을 보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 정의연 공시자료
그런데 무퀘게재단 측이 밝힌 액수는 달랐다. 재단 관계자는 5월15일 시사저널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우리가 정의연(Korean Council)으로부터 받은 총액은 1만4998유로(1998만원)”라고 밝혔다. 정의연이 줬다는 돈과 1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무퀘게재단 관계자는 정의연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의 용처에 대해 “2018년 무퀘게재단과 정의연이 전쟁 위안부 생존자들과 함께 제네바와 서울에서 각각 행사에 참여했는데, 이와 관련된 여행 경비와 숙박비”라고 설명했다. 실제 정의연은 2018년 6월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무퀘게재단과 함께 국제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또 그해 8월에는 국내에서 연대 행사를 열었다. 
5월15일 시사저널이 무퀘게재단 관계자로부터 받은 이메일 ⓒ 시사저널 공성윤
5월15일 시사저널이 무퀘게재단 관계자로부터 받은 이메일. 이 관계자는 정의연으로부터 1만4998유로(1998만원)을 지급받았다고 밝혔다. ⓒ 시사저널 공성윤
 

무퀘게재단 측 “행사 참여 관련 여행 경비와 숙박비”

정의연은 무퀘게재단에 지급된 돈의 수혜인원이 ‘999명’이라고 공시자료에 적었다. 반면 당시 무퀘게재단 활동가(12명)와 정의연 임직원(43명),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할머니(27명) 등을 모두 합해도 100명이 채 안 된다. 정의연 측은 5월11일 기자회견 때 수혜인원을 임의로 기재했음을 암묵적으로 시인했다. 그러면서 “부족한 인력으로 일을 진행하면서 내부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무퀘게재단 관계자는 “(시사저널로부터 받은 질의 메일을) 정의연에게도 참고하라는 차원에서 재전송했다”며 “우리도 질의 사항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기 위해 정의연에 직접 문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정의연은 한 언론에 “무케게재단 한 곳에 1억2202만원이 지출된 게 아니다”며 “여러 재단 중 한 곳인 무케게재단을 대표로 임의 표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사저널 최준필
ⓒ시사저널 최준필
무퀘게재단은 콩고 출신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데니스 무퀘게가 전시 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지원 등을 위해 2016년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시사저널은 2018년 10월 무퀘게의 조력자이자 재단의 실무 총괄자인 말리니 락스미나라얀을 인터뷰한 바 있다. 해당 인터뷰 기사는 정의연 측이 페이스북에 공유하기도 했다. 정의연의 회계와 관련해 말리니에게도 이메일을 보냈으나 답장을 받지 못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