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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 둘러싼 쟁점 3가지…’회계 부정’ ‘윤미향 급여’ ‘최용상 배경’

“할머니한테 써야지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울음 섞인 외침은 파장을 낳았다. 위안부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기부금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 할머니는 5월7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연을 작심 비판했다. 정의연 대표 출신의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에 대해선 “해결도 안 하고 (국회) 간 윤미향을 나는 모른다”고 일갈했다.  할머니의 목소리는 곧 정의연의 회계 부정 논란으로 번졌다. 윤 당선인의 급여에 관한 의혹도 불거졌다. 게다가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도운 최용상 가자평화인권당 대표도 ‘배후설’에 휩싸였다. 이들 쟁점은 어떻게 시작됐고, 어디까지 밝혀졌으며, 설명되지 않은 부분은 무엇일까. 
1월8일 수요시위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월8일 수요시위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 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

정의연의 회계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억6906만원의 기부금이 ‘기타’에 지급됐다. ‘그 밖의 다른 것’을 가리킬 때 쓰는 그 단어다. 기타로 분류된 지급액은 전체 기부금 지출액(7억4825만원)의 62.6%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구체적 내역을 알 수는 없다. 또 기타에 해당하는 수혜 대상은 ‘9999명’이다.  정의연은 5월11일 “수혜 인원을 9999명으로 기재한 것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기타’ 사업비용을 입력할 때 사용하는 통상적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단 정의연과 같은 재단법인인 엄홍길휴먼재단의 경우, 지난해 지출내역에서 수혜 인원을 한 명씩 일일이 공개했다. 지급처는 모두 실명으로 적었고 2만원 미만의 지출도 쓴 곳을 밝혔다. 게다가 엄홍길휴먼재단은 자산액과 직원 수 모두 정의연보다 적다. “부족한 인력으로 회계 처리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정의연의 해명에 설득력이 부족한 이유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가운데)이 5월11일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원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가운데)이 5월11일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원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이 외에도 정의연은 ‘맥줏집 3300만원 지출’ ‘22억원 공시 누락’ 등과 관련해 지적을 받았다. 각각에 대해 정의연은 “140여 개 지급처에 들어간 사업비 총액” “감사를 마친 자료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빠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단 국세청은 이러한 부분을 회계상 오류로 보고 재공시를 요구했다. 현 단계에서 정의연이 회계 부정을 저질렀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국세청도 고의로 회계를 조작한 흔적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 당국의 한 관계자는 “공익법인들이 일반 기업 재무팀보다 전문적이지 못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정의연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쓴소리가 있다. 국세청 내부에선 “어차피 세무조사를 하면 다 밝힐 수 있으니 공익 명목의 지출은 문제 삼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2. 윤미향 급여 의혹

조해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5월11일 윤 당선인이 미국 유학 중인 딸을 뒷받침하기에 수입이 부족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꺼냈다. 수입의 추산 근거는 윤 당선인 부부가 4·15 총선 전에 신고한 소득세다. 그 액수는 최근 5년 기준으로 연 평균 128만원이다. 이를 근로소득세로 간주하면 부부 합산 연봉은 약 4500만원대로 추정된다.  이 와중에 윤 당선인의 딸은 2016년 일리노이대학 비학위 과정을 거쳤다. 2018년부터는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대학원에서 피아노 공부를 하고 있다. 미국 대학 정보사이트 칼리지칼크에 따르면, UCLA를 다니는 데 들어가는 총 비용은 연 6만3000달러(7700만원)다. 딸 유학비가 부모의 연봉 추정치보다 많은 셈이다.  윤 당선인은 5월11일 시민당에 소명 자료를 냈다. 딸 유학비는 남편 김아무개씨의 배상·보상금으로 댔다는 것이다. 1994년 ‘남매간첩단’ 사건으로 징역형을 받았던 김씨는 재심과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여기서 일부 승소해 2018년 8월까지 총 2억7900만원을 받았다. 윤 당선인이 2018년 9월~올 3월 딸의 UCLA 학비·기숙사비 등으로 썼다는 8만5000달러(1억400만원)를 웃돈다. 딸이 일리노이대학을 다닐 땐 1년간 전액 장학금을 받고 다녔다고 한다.  그래도 의혹이 이어지자 윤 당선인은 아예 급여를 밝혔다. 그는 5월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까지 정의연으로부터 월 300만원을 받았다고 했다. 연봉으로 치면 3000만원 후반대다. 단 이게 사실이라면, 직원들은 ‘열정페이’에 가까운 돈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의연이 지난해 지급한 총 급여액은 2억8414만원이다. 정의연의 비상임이사 31명이 무급직이라고 가정하면, 윤 당선인 등 상임이사 2명과 직원 9명의 평균 연봉은 2583만원인 셈이다. 중소기업(2747만원)에 못 미칠뿐더러 상임이사 급여를 고려하면 직원 연봉은 2000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진다. 시사저널은 윤 당선인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바쁘니 나중에 통화하자”는 말 외엔 들을 수 없었다. 
‘가자!평화인권당’ 최용상 대표(가운데) 등이 3월23일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배제 결정에 반발하며 항의 기자회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자!평화인권당’ 최용상 대표(가운데) 등이 3월23일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배제 결정에 반발하며 항의 기자회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3. 최용상 배경 의혹

윤 당선인을 공개 비판한 이용수 할머니의 곁에는 최용상 가자!평화인권당 대표가 있다. 이 정당은 위안부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인권 회복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최 대표는 이용수 할머니가 5월7일 기자회견을 준비할 때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의연 측은 “최 대표가 이 할머니를 부추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건 최 대표의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공천 탈락 사실이다. 복수의 시민당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최 대표가 한때 수요집회를 방해하고 징용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더 우선시해 자격 미달로 판단했다”고 귀띔했다. 또 제윤경 시민당 수석대변인은 최 대표에 대해 “신천지와 미래통합당 활동 전력도 다수 있는 인물”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거짓말이자 음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5월14일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윤미향이 우희종(시민당 대표), 최배근(시민당 전 대표)과 공모해 나를 공천에서 배제한 것”이라며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 이 할머니 말씀을 희석하려는 의도가 크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이 할머니는 30년 동안 윤미향을 딸처럼 생각하며 의지해 왔는데, 최근 서운한 감정을 느껴 본인 스스로 기자회견을 추진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이 열린 대구 남구의 찻집 주인도 같은 취지로 말했다. 주인은 시사저널에 “이 할머니가 직접 그날(기자회견 당일) 아침에 가게를 예약했다”고 전했다.  이 할머니와 최 대표가 인연을 맺은 건 2007년부터라고 한다. 2012년에는 이 할머니가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출마를 선언할 때 도와준 적도 있다. 최 대표에 대한 시민당의 공천 심사 근거는 비공개 사항으로 알려졌다. 해당 근거가 공개되지 않는 한, 위안부와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은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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