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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넘사벽’ 영남권 선두주자 김부겸 주목받아

민주당 내 계파로는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 생)과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더좋은미래 등이 있다. 여기에 이번 총선을 통해 청와대 참모진이 대거 국회로 들어가게 되면서 별도의 계파를 이루게 됐다. 이로써 친문계 색채는 더욱 짙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장은 나홀로 독주가 이어지다 보니 이견이 표면화하지는 않지만, 친문계 일각에선 이낙연 전 총리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전남지사를 역임하는 등 호남 색채가 강해 다른 지역의 거부감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초선의 한 친문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우리 당이 압도적으로 이겼지만,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는 여전히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수도권과 충청권 판세는 그때그때 다르기 때문에 호남 지역 후보의 경쟁력은 그만큼 약하다. 결국 대선판은 영남이 승부처”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각각 TK와 PK 지역을 대표하는 김부겸·김영춘 의원의 행보를 주목하는 이가 꽤 있다. 두 사람은 총선 패배 이후 낙선 인사를 다니며 후일을 모색하고 있다. 이 중 김부겸 의원은 충청권 등 다른 지역과의 연대를 통해 본선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8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도 있다. 반면에 김영춘 의원은 오거돈 전 시장이 돌연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부산시장 출마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
(왼쪽부터)김부겸·유시민·김두관 ⓒ시사저널 박은숙·고성준
(왼쪽부터)김부겸·유시민·김두관 ⓒ시사저널 박은숙·고성준

유시민, 죽은 카드 아니다…김두관도 주목

4·15 총선 승리로 인해 친문 진영이 더욱 힘을 얻은 상황에서, 2022년 대선 역시 이들의 선택에 의해 구도가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정권 초반에 비해 친문 ‘적자’ 후보가 마땅치 않아졌지만, 대선이 다가오면 이들이 하나둘 다시 매력적인 카드로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꾸준히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그때마다 그는 꾸준히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정치적 상황과 지지층 요구에 의해 떠밀리듯 대선 가도에 뛰어들 수도 있다는 관측 또한 꾸준히 나온다. ‘드루킹 사건’과 가족 비리 등의 의혹으로 각각 재판 중인 김경수 경남지사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역시 일부 지지층에선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재판 결과에 따라 충분히 친문 핵심 대권후보로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친문’ 시대를 열었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역시 당분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통일운동에 매진하겠다고 밝힌 것과 무관하게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총선 당시 후보 지원유세 현장에 얼굴을 나타낸 그는 자신의 총선 불출마를 ‘저축’으로 표현해, 언제든 정계에 복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총선에서 험지인 경남 양산을에 출마해 당선된 김두관 의원 역시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 임 전 실장을 제외하곤 이들이 모두 영남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현재 독보적인 민주당 대선후보 1위 이낙연 전 총리의 약점으로 꼽히는 출신(호남)과 정확히 대척되는 지점이다. 그 때문에 일각에서는 친문 진영이 대선 본선에선 이 전 총리가 아닌 유 이사장 등 다른 주자를 내세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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