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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경기와 더블헤더가 일상화될 2020 프로야구, 어떤 변수 있나?

2020년의 지구촌은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어디 하나 자유로운 부분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스포츠 부문은 더욱 그렇다. 국내만 하더라도 이미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프로배구와 프로농구가 시즌을 조기 종료했다. 봄과 함께 한창 열기를 더해 갈 프로축구와 프로야구는 개막을 한 달 이상 연기하고 있다. 야구팬들에게 가장 잔인한 계절은 겨울이라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야구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LA 다저스의 고문으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타미 라소다 전 다저스 감독은 “한 해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가 끝난 날”이라며 야구인이지만 팬의 한 명으로 야구 없는 계절의 아쉬움을 고백하기도 했다. 시즌 개막만 애타게 기다려왔던 국내 야구팬들도 마찬가지일 터. 그런 팬들에게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 건 지난 4월21일이었다. 코로나19가 주춤하며 KBO(한국야구위원회)가 5월5일 프로야구 개막을 공식화한 것이다. 
4월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무관중 연습경기가 열리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정규시즌은 5월5일 어린이날 ‘무관중’ 경기로 개막한다. ⓒ시사저널 박정훈
4월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무관중 연습경기가 열리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정규시즌은 5월5일 어린이날 ‘무관중’ 경기로 개막한다. ⓒ시사저널 박정훈

올 시즌 무승부 경기 많이 쏟아질 듯

코로나19의 기세가 다소 꺾이면서 그동안 마스크를 쓴 채 자체 청백전만 이어가던 각 구단은 4월21일부터 팀당 4경기씩 교류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일단 정부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연휴 끝 날인 5월5일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다. 그래서 프로야구 경기는 개막 후 당분간 무관중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발표된 바로는 일단 무관중으로 시작해 코로나19 추이를 살피며 관중 입장을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확실한 것은 무관중 경기 그 자체가 사상 초유의 일이고, 팬들의 관심과 함성으로 먹고사는 프로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야구팬이라면 아마추어 대회 등을 통해 극소수 관중만이 경기를 관람하는 가운데, TV로 중계되는 경기를 시청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텅 빈 관중석에서 선수들의 목소리와 플레이로 빗어진 소음, 그리고 몇 안 되는 관중의 응원 소리만 간간이 들리는 어색한 장면 등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뛰는 프로야구 경기장에서도 앞으로 당분간 이런 장면이 연출될 전망이다. 팬들의 응원이 결여된 경기에 선수들의 흥도 자칫 함께 잦아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KBO는 정규시즌을 11월로 연장하면서까지 팀당 144경기의 기존 경기 수를 고수했다. 그리고 11월15일부터 시작하는 포스트시즌은 중립 지대인 고척 돔구장에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추워질 날씨를 감안한 포석이다. 이는 과거 한국시리즈의 경우 진출팀 연고지에 관계없이 5차전부터 7차전까지는 무조건 서울(잠실)에서 치르던 초창기 시절을 연상케 한다. 준플레이오프도 5전3선승제에서 3전2선승제로 경기 수가 줄었다.
프로야구 팬들의 신청을 받아 관중석에 사진을 채우기로 결정한 NC 다이노스 구단이 4월2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롯데-NC 연습경기에 앞서 관중석에 사진을 부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팬들의 신청을 받아 관중석에 사진을 채우기로 결정한 NC 다이노스 구단이 4월2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롯데-NC 연습경기에 앞서 관중석에 사진을 부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막 불투명한 미국…ESPN, KBO 경기 중계 타진 얘기도

KBO가 이런 변칙을 감행하면서까지 144경기를 고수하려는 의지 속엔 주 수입원인 TV 중계권료와 메인 스폰서 등과의 관계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고민이 숨어 있다. 지난 2월3일 KBO는 지상파 3사와 지상파·케이블·IPTV를 아우르는 4년간 2160억원, 연평균 540억원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리고 그 전에 뉴미디어 권리에 대해 5년간 1100억원, 연평균 220억원의 계약을 이미 체결한 바 있다. 여타 수입을 제외하더라도 이 두 계약만으로 연평균 760억원을 벌어들이는 성공한 프로리그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스폰서 계약도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는 2018년부터 3년간 신한은행이 주인공이다. 총액 240억원으로 연평균 80억원 규모다. 결국 주요 매체 중계권료와 타이틀 스폰서만으로 KBO는 1년에 840억원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스폰서의 입장에서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가장 큰 이유는 노출이다. 회사명은 물론이고 다양한 상품 소개도 가능하다. 방송사의 경우는 중계를 통한 광고 수입이 주된 이유가 된다. 문제는 스폰서나 방송사 모두 경기 수가 줄어들면 노출도가 떨어지고 중계 수가 줄어들어 광고 수입이 떨어지기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일부 야구인의 우려에도 144경기를 강행하는 탓에 올 시즌 프로야구는 이색적인 장면이 많이 연출될 전망이다. 우선 월요일 경기를 볼 수 있게 됐다. 또한 우천 취소 시 다음에 더블헤더를 실시한다. 대신 무더운 7·8월은 실시하지 않는다. 또한 선수들의 체력을 고려해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에는 연장이 없다. 무승부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그나마 전 경기를 치르겠다는 의지의 밑바탕에는 우천 취소에 대비한 9월 예비일이 꽤 잡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감독과 구단 관계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정상적 일정보다 빡빡한 진행이 예상되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 저하와 그에 따른 부상 위험 상승이다. 그리고 이와 맞물린 경기력 하락이 걱정이다. 눈높이가 현저히 높아진 팬들 수준을 감안하면 자칫 소탐대실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지난 시즌도 실제 기록상 나타난 수치보다 낮은 경기력 수준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래도 이 정도면 국내 야구팬들은 미국과 일본에 비해 훨씬 행복한 편이라고 위안 삼을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은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기는커녕 오히려 확산 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4월29일 현재 메이저리그와 NPB(일본프로야구)리그 개막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당초 도쿄올림픽을 의식해선지 무리하게 개막을 추진했던 일본프로야구는 선수나 관계자들의 감염으로 지금 숨죽이고 있다. 미국은 6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개막하자는 의견이 강하게 나오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호텔과 구장만 오가며 5개월간 실질적으로 가정과 가족으로부터 격리된다는 점에 일부 선수가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탓이다. 오죽하면 미국 최대 스포츠 채널 ESPN이 KBO 경기 중계를 타진했다는 얘기도 나왔을까. 세계 야구 강국 세 나라 가운데 일단 한국은 높은 시민의식으로 코로나19 확산세를 잠재우며 프로야구를 가장 먼저 보게 되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된 내용은 아직은 최상의 시나리오일 뿐이다. 만약 프로야구단 내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경기 수를 단계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다는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무관중 경기와 월요일 경기, 그리고 익숙지 않은 더블헤더의 일상화가 과연 선수들의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미지수다. 아직은 걱정이 앞서지만 그래도 야구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렇게 고대하던 ‘야구 경기’를 보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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