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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격전지 동작을 르포] 나경원 미래통합당 서울 동작을 후보
“여론 조작하는 외부 세력이 지역 선거 개입해”
[편집자 주] 서울 동작을은 여야가 총선에서 구축한 서울벨트(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 지역 현역 의원이자 제1야당의 원내대표를 지낸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가 5선에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양승태 사법부 농단을 폭로하며 정치권에 등장한 판사 출신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맞수로 등판했다.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인지도 높은 보수 거물과 지지율 높은 정치 신인 간 혈투에 더욱 뜨거운 시선이 모이고 있다. 시사저널은 두 후보의 지역 유세 현장을 밀착 동행하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꿈은 누구나 꾸지만 실천은 아무나 못 합니다. 공약은 누구나 낼 수 있지만 초·재선과 다선 의원의 실행력은 확실히 달라요.” 3월23일 오후 2시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 선거사무소. 지역 내에 위치한 중앙대·숭실대 학생 8명과 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 대학생과의 간담회’ 자리가 마련됐다. 학생들과 일일이 주먹을 맞부딪치며 인사를 나눈 나 후보는 “동작에서 태어나 2014년부터 동작에서 일한 동작구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상대 후보에 앞서는 강점을 무엇으로 꼽으십니까.” 참석 학생의 질문에 나 후보는 초선에 도전하는 경쟁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의식한 듯, 다선 의원으로서의 경륜을 거듭 강조했다. “행정안전부에서 해마다 지역 CCTV 설치 예산을 받는데, 원내대표는 다른 의원들의 1.5배는 받아와요. 5선 의원이 되면 3배는 받습니다. 법을 하나 만들어도 초선 의원이 원하는 법을 통과시키는 건 어렵지만 5선이 의원들에게 하자고 하면 다 할 수 있어요.”“다선의 경륜은 초선이 결코 넘을 수 없다”
3월24일 오전 7시 흑석역 3번 출구. 편한 면바지와 스니커즈 차림의 나 후보는 지하철역 출구에 바싹 붙어 오가는 시민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쳤다. 간간이 말을 건네는 시민들에게는 팔꿈치를 부딪치며 인사를 나눈 후 주머니에서 손 세정제를 꺼내 손바닥에 짜주기도 했다. 2014년 재보선부터 2016년 그리고 지금까지 동작에서만 세 번째 선거를 뛰고 있는 만큼, 50~60대 이상의 토박이 주민들은 익숙한 듯 나 후보에게 친근감을 드러냈다. 지역에서의 오랜 활동과 중앙정치 요직을 거치며 쌓은 대중적 인지도는 단연 나 후보의 가장 큰 강점이다. 동작에서 처음 치른 2014년 보궐선거 명함부터 새 명함까지 나 후보의 지난 명함들을 지갑에 넣고 다니다 보여준 열성 지지자도 있었다. 이날 나 후보와 출근길 인사를 나눈 60대 주민 역시 “자기 동네 국회의원이 누구인지 잘 모르는 곳이 많은데, 여기 동작 사람들은 나 후보를 다 잘 알지 않나. 반면에 이번에 붙는 경쟁 후보는 다들 잘 모른다. 나같이 나이 든 사람은 투표할 때 결국 다시 익숙한 사람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5선에 도전하는 ‘선거 베테랑’ 나 후보임에도 역대 선거 유세 가운데 이번이 유독 어렵다고 한다. “시간도 많이 부족하고, 무엇보다 코로나19 때문에 면대면 유세가 잘 안되는 게 생각보다도 더 힘들다. 서로의 표정을 보고 스킨십을 하며 주고받는 교감이 분명 있는데 그게 안 되다 보니 선거운동이 전체적으로 빡빡한 느낌이다.” “강남4구 나경원입니다.” ‘일류동작 나경원입니다.“ 나 후보는 거리에서 만나는 주민들에게 자신의 선거 캐치프레이즈를 반복해 전했다. 그는 지난 임기 중 지역에 행한 가장 대표적인 업적으로 서리풀터널 개통을 꼽았다. “동작에서 처음 뛸 때, 주민들로부터 길 하나 너머에 있는 강남3구와 차이가 크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 그래서 그 후 강남3구 못지않게 발전시켜 강남4구를 만들겠다고 계속 강조했다. 강남4구로 가는 길의 시작이 바로 서리풀터널을 뚫는 일이었다. 동작대로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사당역에서 이수 로터리까지 지하화하는 사업도 이번에 완성하려 한다.” 재개발지역을 중심으로 젊은 층의 유입이 활발해지고 있는 동작에서 청년들의 지지가 약한 것은 나 후보의 약점으로 꼽힌다. 실제 유세 중 나 후보에게 다가와 반가움을 표시하는 주민들은 노·장년층이 대부분이다. 젊은 주민들은 나 후보가 건네는 명함에 손사래를 치거나 신기한 듯 쳐다보고 지나치기도 했다. 동작에 거주하는 30대 남성은 “나 후보의 임기 중 일부 땅값이 오른 것 말고 무엇이 실제 좋아졌는지 체감하기 어렵다. 서울시장, 동작구청장 등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과도 계속 엇박자였던 것 같다. 정치 신인인 민주당 이수진 후보가 단번에 나 후보와 막상막하 지지율이 나오는 것도 이런 지역 민심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일침을 놓았다. 3월23일 나 후보와 대학생 간담회를 가진 한 참가 학생 역시 간담회 후 기자에게 “간담회 시간도 30분으로 짧았고 보는 눈이 많아 보여주기 위한 자리였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견제 세력 필요성’ 강조하며 지지 호소
최근 이수진 후보와 겨룬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다소 밀리는 결과가 나온 데 대한 걱정은 없을까. 나 후보는 “선거를 조작하려는 미디어와 여권 전체 세력과의 싸움이 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동작 주민이 선택하는 지역 선거에 외부 세력이 들어온 형국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최근 SNS에 ‘사사건건 아베 편 친일 정치인’이란 문구의 피켓을 든 대학생들의 사진을 올리며 “대학생들의 자발적 행동이라 하기엔 조직적이고 치밀하다”며 정치적 배후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이 이번 총선에서 ‘정권 심판’을 앞세우고 있는 만큼, 나 후보 역시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맞선 ‘강한 견제 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부가 지나치게 커지고 포퓰리즘성 정책으로 부채도 늘어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원내대표 시절에도 세력이 너무 작아 우리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웠다. 이런 흐름을 막지 않고선 대한민국의 미래가 무너지겠다는 생각이다.” 나 후보는 “정치꾼은 선거만 생각하지만 정치인은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는 말이 있다”며 “이번 선거는 건전한 견제 세력을 건재하게 세우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관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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