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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의 호응에서 시작된 사회적 신드롬

한동안 트로트 침체기였다. 트로트가 소외되는 가운데 《미스트롯》이 시작되자 신선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로 받아들여졌다. TV조선의 주 시청층하고도 맞아떨어져 시청률이 폭발했다. 종편으로서는 이례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중장년층이 뜨겁게 호응하자 연일 매체들이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사회적 신드롬으로 커져 갔고, 전 연령대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미스터트롯》에는 《미스트롯》의 후광효과가 작용했다. 시즌1이 성공을 거두면 그 자체에 홍보 효과가 생겨 실력자들이 지원하고 시청자의 관심도 커진다. 그래서 2탄에서 본격적인 대박이 터진다. 과거 《슈퍼스타K》 《프로듀스101》도 2탄이 훨씬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미스트롯》에서 송가인이라는 대형 스타가 탄생했기 때문에 TV조선 트로트 오디션이 극적인 스타 탄생의 등용문이라는 인식이 생겨 더 관심이 집중됐다.
트로트는 이제 더 이상 중장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젊은 층도 즐겨 듣는 음악 장르가 됐다. ⓒTV조선
트로트는 이제 더 이상 중장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젊은 층도 즐겨 듣는 음악 장르가 됐다. ⓒTV조선
매체의 대응도 변화했다. 《미스트롯》이 퇴폐적인 쇼 무대 같다는 매체의 지적이 쏟아지면서 누리꾼들이 이 프로그램을 드러내놓고 시청하기 꺼려 하는 분위기가 초기에 형성됐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트로트 열창이 부각되면서 그런 인식이 많이 불식됐고, 자연스럽게 《미스터트롯》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시작될 수 있었다. 그사이에 트로트 팬덤 문화도 확산돼 《미스터트롯》에 열광할 분위기가 성숙하게 자리 잡았다. 두 프로그램 모두에서 출연자들의 간절함, 진정성이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무명 트로트 가수의 서러움을 겪은 사람들, 성공하지 못한 아이돌, 나이 먹고 스포트라이트에서 밀려나 재기를 꿈꾸는 연예인 등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이 간절하게 무대에 섰다. 모든 걸 쏟아내고 인정받았을 때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출연자가 많았다. 그 간절함과 비장함, 여느 쇼 프로그램에선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 새로운 스타도 대거 등장했다. 《미스트롯》은 송가인, 홍자 등이 이끌었는데 《미스터트롯》은 소수가 아닌 여러 명의 스타 군단을 탄생시켰다. 매 회 스타가 새롭게 나타날 만큼 혼전이었다. 각자의 팬덤이 약진해 열기가 폭발적으로 커졌다. 상대를 이기려는 경쟁보다 서로 위해 주는 우애, 배려의 모습을 보인 점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심사위원들도 기존 오디션과 달리 차가운 독설이 아닌 위로와 흥을 보여줬다. 특히 팀·듀오 미션에서 출연자들이 서로 배려하면서 최고의 무대를 만들 수 있었고, 그래서 시청자를 흥겹게 하면서 당락이 결정됐을 땐 안타까워하며 빠져들게 했다. 거기에 아마추어 오디션 같지 않은 수준 높고 다양한 공연이 연이어 등장하자 결국 ‘트로트 신드롬’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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