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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증시 전망 눈높이 낮춘 국내 증권사…최저 1840, 최고 2450선서 움직일 전망

2019년 코스피지수는 최저 1840, 최고 245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NH투자·한국투자·삼성·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메리츠종금·유진투자·현대차·하이투자·IBK투자증권)이 최근 내놓은 2019년 코스피 전망치를 종합해 보면, 코스피 상단 평균은 2372, 하단 평균은 1931.5선이다. 2017년 말 주요 증권사들이 ‘코스피 3000 시대’를 예고하며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던 점을 감안하면 기조가 크게 후퇴한 셈이 됐다.

 

실제로 2017년 12월초 코스피 수준인 2470~2500과 2018년 코스피 최상단 전망치인 3100선의 차이는 600~630포인트였다. 반대로 2018년 12월초 코스피 수준인 2050~2130과 2019년 예상치 상단인 2450은 불과 320~400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2017년 전망한 증권사들의 2018년 전망이 보기 좋게 빗나가다 보니 조금 보수적으로 잡은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글로벌 유동성 축소 이슈 등으로 2019년 국내 증시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모습 ⓒ 시사저널 임준선

 

주요 증권사 “코스피 잘해야 2450” 전망

2019년 국내 증시를 가장 보수적으로 본 증권사는 IBK투자증권이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2019년 코스피 상단을 2260, 하단을 1840선으로 전망했다. 코스피 상단과 하단 모두 증권사 10곳 중에서 가장 낮았다. IBK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국내 증시를 조금 더 방어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밴드 하단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상황을 가정해 산출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증권은 표본 증권사 중에서 코스피 예상 범위가 가장 높았다. 현대차증권은 2019년 코스피 상단을 2450, 하단을 2050선으로 예상했다. 코스피 하단을 2000 넘게 내다본 곳은 현대차증권이 유일했다. 현대차증권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2019년 조기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3분기까지 코스피가 점진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증권사들이 2019년 증시를 보수적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상장사의 실적 불확실성이 첫 번째 배경으로 지목된다. 삼성증권은 2019년 주요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2018년 대비 5.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이익성장 예측치니만큼 코스피 상승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이 증권사는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전체 상장사 순이익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 이익이 2019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장사의 전체 순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3%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장기화 가능성이 2019년 증시를 짓누르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유진투자증권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오랫동안 유지됐던 자유무역이라는 패러다임을 바꿨다”며 “빠른 환경 변화와 불확실성은 증시 참여자가 주의 깊게 봐야 할 요소”라고 평가했다. IBK투자증권 역시 미·중 갈등 여파로 중국 실물경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고 글로벌 성장률 역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IBK투자증권은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둔화될 때마다 한국의 성장률은 0.5%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 주요국들의 유동성 축소 움직임도 국내 증시의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최근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미 연준이 2018년 9월 공개한 점도표를 통해 2019년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 일본은행(BOJ) 등도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 경우 신흥국 자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제기되는 부정적인 요인들을 종합해 보면 결국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귀결된다. 이미 불황 전조현상으로 자주 인용되는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눈앞에 온 상황”이라며 “증시는 경제의 전반적인 상황을 반영하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증권사들의 내년 증시 전망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2019년 증시에 희망적인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수 증권사들은 2019년 국내 증시가 상반기 부진하다 3분기 들어 상승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될 경우 강세를 보이던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면서 신흥국에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국내 증시 저평가에 따른 기회 요인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낸 ‘2019년 아시아 이머징마켓 주식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 주식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축소(Under-weight)에서 비중유지(Equal-weight)로 상향 조정하면서 “한국지수의 위험 대비 수익률이 균형 잡힌 수준에 도달한 만큼 저평가 매력이 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도 투자 심리가 개선된다면 낮은 밸류에이션에 따라 하반기로 갈수록 기회 요인이 부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저하고(上低下高)’ 긍정적 시나리오도 존재

달러 강세 둔화 가능성도 긍정적인 전망 중 하나다. 영국 슈로더그룹의 키이스 웨이드(Keith Wad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이 경기 부진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하면 더 이상 강(强)달러 영향을 유지하지 못하고 약(弱)달러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시장 주도력이 줄어들 수 있어 신흥국 자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종별로 보면 엔터테인먼트와 통신 등이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국내 아이돌 그룹인 방탄소년단(BTS)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BTS는 2018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한국 그룹 최초로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았다.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는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등극했다. BTS 글로벌 투어 때 며칠씩 공연장 주변에 진을 치고, 떼창을 하는 외국인 팬을 보는 게 이젠 흔한 풍경이 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효과가 4조1400억원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2019년에도 4대 기획사(JYP·SM·YG·빅히트)에서 6개의 신인그룹이 데뷔할 예정이어서 엔터주의 실적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우리 증시의 상승을 주도해 온 반도체 업종의 경우 2019년 상반기에 부진하겠지만, 하반기에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랜 기간 침체기를 겪었던 조선 업종 역시 내년에는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통신 업종은 5세대(5G) 상용화에 따른 매출 증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업종은 당분간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투자전략 역시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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