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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취임 100일 맞은 최병욱 국립 한밭대학교 총장

 
지난 8월 22일 국립 한밭대학교 8대 총장에 취임한 최병욱 총장. 20년 넘게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지만, 수장으로 일한 지는 이제 100일 남짓. 그는 한밭대를 존재 이유가 있는 대학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한다. 취임식에서 ‘남다른 대학’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학교가 지역은 물론 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립 한밭대는 1927년 홍성공립공업전수학교로 출발했다. 한밭대는 지난 91년 동안 공업대학, 산업대학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현재 산학협력 분야에서 우수 학교로 평가받는다. 그런만큼 4차 산업혁명 선도 대학이라는 타이틀은 무게감부터 남다르다. 
 
최병욱 총장은 ‘4차 산업혁명 혁신선도대학’에 대해 “정말 중요한 사업에 선정됐다”라고 강조한다. 교육부는 유망 신산업 분야 융합지식과 문제 해결형 인재양성을 위한 대학의 교육과정·방법·환경 혁신을 확산한다는 취지로 전국 10개 대학을 선정했다. 한밭대는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아 4차 산업혁명 혁신선도대학​에 선정됐다. 
 
얼마 전 한밭대는 독일 지멘스사와 협력해 ‘스마트팩토리센터’를 개소했다. 지멘스와는 SMSCP(SIEMENS Mechatronic Systems Certification Program) 인증교육기관 운영을 위한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최 총장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역 산업체부터 체계적으로 스마트 팩토리를 전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스마트 팩토리를 추진하려는 중소기업에게 믿을 수 있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스마트 팩토리화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은 물론 관련 인재 양성에도 한밭대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밭대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최병욱 총장. ⓒ시사저널 김상현
 
 
역지사지를 기본으로 다양한 현안 해결할 것
 
하지만 이러한 정부 사업에 선정된 것만으로 한밭대의 미래에 대해 안심하기에는 대학이 처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최 총장은 “총장으로 일해 보니 생각보다 구체적인 부분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라며 “재정, 인사 관련 문제 해결은 무엇보다 큰 도전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학교 문제는 총장 혼자 어찌해볼 사안이 아니다. 사람이 가장 큰 힘이 될 수도, 짐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총장에 취임한 후 가장 중점적으로 진행한 것이 교직원 릴레이 간담회다. 그는 기존의 부서별 간담회와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부서별로 모여서 간담회를 하면 직급이 낮은 직원들은 눈치 보기에 바쁘다. 같이 밥 먹는 것도 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직급별이나 비슷한 연령대들을 모아 소규모로 간담회를 진행한다. 그러다보니 100일이 지난 지금도 아직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교직원이 남아있다.
 
“지금 같은 방식으로 만나도 한두 시간에 속내를 듣긴 어렵다. 그래서 억지로 질문하지 않는다. 강요해서 받은 답변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비치는 정도로 진행한다. 다만 앞으로 어떤 방식이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달라는 의지 전달은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간담회를 통해 교직원들에게 ‘역지사지’를 강조한다. 앞으로 학교 내 다양한 현안들을 해결해 나가는 데는 분명 이해가 상충하는 부분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이때 상대방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공감대를 얻자는 것이 최 총장의 원칙이다.
 
한밭대학교는 2000개가 넘는 가족기업을 가지고 있는 산학협력의 명문으로 유명하다. ⓒ한밭대학교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학생 양성
 
학교 운영 이상으로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대학의 가장 큰 임무는 인재 양성이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대학들은 무조건 취업을 가장 우선으로 하는 모습을 보인다. 최 총장은 “대학이 취업률에 매몰돼선 안 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문제해결 역량을 기워주고 그것을 지원할 수 있는 팀워크, 소통력, 리더십을 배울 수 있도록 인성교육을 함께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밭대가 인문사회 교육을 늘리려는 이유다. 2019학년 입학생부터는 ‘비교과 활동’을 의무화해 인문학 분야를 많이 접하도록 할 계획이다.
 
교수들의 연구를 중요시하는 풍토도 맥락을 같이한다. “한밭대는 10년, 20년 후를 바라보는 기초과학이 아닌 지금 당장, 혹은 적어도 10년 이내에 쓰일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대한민국의 산업을 이끌 연구 환경에서 교육받는 학생들은 사회에 반드시 도움이 된다”라는 신념을 밝혔다.
 
그런 이유로 교수와 학생이 함께하는 연구 활동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산학협력을 통한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면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라면서 “2000개가 넘는 가족 회사를 가지고 있는 한밭대만의 큰 장점을 충분히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배들이 몸으로 뛰어 이뤄 놓은 훌륭한 네트워크를 이용해 성과를 창출하는 것도 큰 과제다”라고 강조했다. 학교는 이러한 일들을 돕기 위한 산학협력 중점 교수를 더 많이 유치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강조했듯 최 종장은 자신의 임기 동안 한밭대를 ‘존재 이유를 가지는 대학’으로 특성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국립대학으로 지역사회, 국가, 나아가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점을 특히 강조한다. 
 
최병욱 총장은 “학생들이 자기중심적으로 학습하고 연구하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 학생과 교수가 함께 사회 및 산업체를 대상으로 연구하고 참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취업이 이뤄지고 그들을 통해 산업체가 발전하는, 나아가 사회가 성장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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