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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대흥소프트밀·GS건설의 경영 사례 소개

  5월3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시사저널이 주최한 ‘2017 굿컴퍼니 컨퍼런스’의 오후 세션에서는 행사에 참여한 기업들의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올해 주제인  'Entrepreneurship & Good Governance' (기업가 정신& 훌륭한 경영)에 걸맞은 국내외 기업들의 사례들이 소개됐다. 이영식 한샘 사장, 김대인 대흥소프트밀 회장, 강석태 GS건설 건축기획실장이 발표에 참여했다.     

‘한샘’ - 부엌가구로 시작해 세계 500대 기업까지 목표로 

  주거 환경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것이 한샘의 목표다. 한샘은 주거 환경 개선을 통해 인류발전에 공헌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48년간 국내 홈인테리어 산업을 선도해 왔다. 이제 해외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시장을 확대해 세계 500대 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장기적 경영 목표다.    1970년대 한샘의 시작은 부엌가구였다. 붙박이장 등 초기 부엌의 형식에서 시작된 한샘의 가구업은 인테리어 가구, 생활용품을 거쳐 건자재까지 다루게 됐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가 일명 한샘의 ‘성장기’다. 1986년에는 국내내수매출 1위를 달성했고, 1991년에는 일본현지법인을 설립했다. 1991년 일본 최고 권위의 CI 전문회사 PAOS에 의뢰해 지금의 한샘 로고가 완성됐다. 삼원색은 디자인의 근원을 뜻하고, 블록 형태는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의미한다.   
5월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시사저널 2017 굿컴퍼니 컨퍼런스에서 이영식 한샘 사장이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이영식 한샘 사장은 가장 중요한 시기를 제1도약기와 제2도약기 사이로 봤다. 1992년~2002년까지의 제1도약기에 한샘은 인테리어 가구 사업에 진출하고 국내 최대 인테리어 전용쇼룸을 오픈했다. 업계 최초의 ERP(전사적자원관리) 구축도 이 시기에 이뤄졌다. 대부분의 가구업계들이 재고를 배송하던 것과 달리,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은 뒤 생산을 하고 배송을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는 제2도약기라 불린다. 그러나 마이너스 성장을 한 시기도 있었다. 2004년부터는 고객들이 한샘 같은 기업 가구 대신 아파트 앞 인테리어 업체를 찾았다. 비브랜드 업체에 고객들이 몰리면서 한샘에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한샘은 고객의 니즈의 변화를 깨닫고 IK(Interior Kitchen)시장에 진입했다. 온라인 비즈니스로의 진입, 전국 직매장 체제 구축도 이 시기에 이뤄졌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는 개축 시장을 노렸다. 20년에 한 번씩만 집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매년 60만동의 수요가 발생하는데, 이에 필요한 부엌 아이템 뿐 아니라 욕실 상품 등을 개발해 리모델링 상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또 아이템 하나하나가 아니라 집 안에 들어가는 모든 것을 판매하는 ‘한샘 인사이드’를 구축했다.    한샘의 경쟁력은 디자인이다. DBEW 디자인센터를 통해 국내외 톱디자이너들과의 교류를 통해 동서양을 넘어서는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고, 대학이나 기업 등을 참여시켜 디자인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아우르는 유통 경쟁력과 최고 수준의 물류시공 경쟁력도 한샘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영식 사장은 “도전과 창의가 한샘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기업가 정신”이라며 “세계적인 부엌가구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 부엌가구를 하면서 일반 가구로 진출한 사례를 최초로 시도했다는 점, 2000년대 중반 고객들이 한샘을 떠났을 때 고객들의 니즈를 바라보고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을 선택했던 ‘미래 지향적’ 도전 등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대흥소프트밀 - “청소년들에게 숙련기술과 장인정신 전수 시킬 것”

  김대인 대흥소프트밀 회장은 2011년 공조냉동분야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됐고, 사단법인 대한민국명장회 13대 회장을 맡고 있다. 김대인 회장은 자신에게 사업이 ‘숙명적’이었다고 말한다. 15세 때 학업대신 산업현장을 스스로 선택했다. 그는 그 선택을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는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글귀에 비유했다.    공장에서 주경야독(晝耕夜讀)하며 냉동숙련기술을 연마했다. 10여 년간 공장 생활에서 익힌 숙련기술과 정신력이 인생의 밑거름이 됐다. 기술만으로 기업가에 도전했지만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창업은 실패했다. 5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34세에 시작한 세 번째 사업은 창업자금 1000만원과 직원 3명으로 이뤄진 대흥설비였다.   
5월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시사저널 2017 굿컴퍼니 컨퍼런스에서 김대인 대흥소프트밀 회장이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힘들게 여겨졌던 대기업과의 비즈니스는 김 회장의 ‘기술’ 덕에 이뤄졌다. SKC가 폴리에틸렌 필름 증착 작업을 하던 중 독일 수입 냉각장치가 고장 났는데, 이 장치를 국내업체에서 수리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국내에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장치였지만 김 회장은 이 상황을 ‘기회’라고 생각하고 수리에 임했다. 수리에 성공한 김 회장은 SKC의 전속 용역을 맡게 됐다. 그러나 자신의 기술, 자신의 브랜드로 공장설비를 갖춘 안정적 제조업에 대한 꿈은 계속됐다.      마침 제과제빵 기계에 대한 수리 의뢰가 들어왔다. 잦은 고장 때문에 대기업 계열사가 생산을 포기한 제품이었다. 김 회장은 냉동사이클 설계를 변경해 수리를 완료했고, 이에 그치지 않고 외국산 제과제빵 기계 국산화에 도전했다. 1997년 발명특허를 내고 국산화에 성공했고, 제과제빵 기계 30여종을 생산해 국내시장 점유율 1위까지 올랐다. 기본적인 스마트형 제과제빵 기계 뿐 아니라 편의점에서 사용하는 BBC Net오븐, 대형마트에서 사용하는 로터리 랙 오븐 등도 생산했다.    그렇게 대흥소프트밀은 2017년 고용노동부의 강소기업에 선정됐다. 3명으로 시작한 회사의 임직원은 121명으로 늘었고, 연 매출은 170억원에 이른다. 2017년에는 4차 산업혁명 제조생산 라인을 전면 혁신하고 스마트공장 MES(공장제조실행시스템)을 도입했다.    무엇보다 김 회장은 숙련기술과 장인정신을 계승하는 것도 경영진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명장기술교육원은 김 회장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3억원을 투자해 만든 교육 공간이다. 김 회장은 “소년기 남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여 숙련기술로 강소기업을 만들었다. 내가 이룬 것을 베풀기 위해서”라며 “청소년들에게 숙련기술과 장인정신을 계승시켜 이들이 내가 걸어온 길을 다시 갈 수 있도록 성공의 희망을 심어주겠다”고 말했다.    대흥소프트밀은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일학습병행제 제1호 시범기업으로 선정됐고, 산•학 MOU를 한국폴리텍대학교, 성수공업고등학교, 서울공업고등학교 등 9개 학교와 체결해 현재도 22명의 도제학습근로자가 훈련을 받고 있다. 총 근로자의 67%가 10~30대로 이뤄진 ‘일학습 청년근로자’다. 2016년에는 15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최근 3년간 매출 신장률은 평균 19%에 이른다.    

GS건설 - 처음 시도한 단독주택에 고객의 ‘욕구’를 녹이다

    GS건설 역시 ‘첫 시도’에 고객의 욕구를 녹이는 도전을 한 대표적 사례를 소개했다. 기존 대표적 주거 상품이지만 공간의 제약이 많은 아파트와 달리, ‘도시를 즐기며 공간의 여유를 누린다’는 것을 모티브로 한 ‘자이 더 테라스’다.


베란다가 있는 곳을 원하거나 넓은 주차 공간을 선호하는 등 소비자들의 주거 욕망이 다양해지면서 주거 상품 역시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특화상품을 다양화할 필요성이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도전을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단독주택에 대한 일반적 불신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했다. 넒은 집은 비싸고 경제성이 없으며, 관리가 어렵고 하자가 많다는 등의 우려가 많았기 때문이다. 부실시공이나 효율성도 기타 약점으로 지적돼 단독주택 사업은 기업들이 진출하지 않는 금단의 시장으로 여겨졌다. GS건설이 단독주택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이런 우려를 없앨 수 있는 과정이 필요했다.


양질의 토지를 확보해 집을 지었는지, 얼마나 품질이 좋은 시공이 이뤄졌는지가 담보가 돼야 소비자들은 그 집을 선택한다. 당시 택지 공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역시 미분양 택지로 고민이 많았던 상황이었다. 어떻게 하면 차별화된 상품을 공급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던 GS건설은 LH로부터 용지를 공급받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상호 간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해 사업을 수행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5월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시사저널 2017 굿컴퍼니 컨퍼런스에서 강석태 GS건설 건축기획실장이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많은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것이 아파트인 만큼, 아파트에서 누렸던 편리함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전제로 했다. 아파트의 강점에 테라스, 다락방 등 단독주택만의 특화성을 접목시킨 상품을 만들기로 했다. 바닥 층에는 정원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당을, 1~3층의 모든 층에는 테라스를 만들었다. 정원과 테라스, 다락방의 서비스 공간을 합치면 공급 면적(84㎡)과 비슷한 면적이다. 소비자들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평수를 넓혔다.


또 아파트의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인 층간소음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 수직적으로 공간 구조를 설계했다. 지하층에 공용 홀을 만들고 1층에 주방과 침실, 2층에 방, 3층에 다락방 등을 구성해 집 안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등 다양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내 집 앞 주차’가 가능하게 만든 주차공간을 확보해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는 불편 등을 해소했다. 단독주택의 문제로 꼽히는 ‘보안’ 문제는 첨단 시큐리티 시스템으로 해결했다.


아파트는 많이 준비했지만 GS건설에게 단독주택은 처음이었다. 최초의 사업이었기 때문에 사전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철저한 공정계획을 사전 수립했고, 문제점들을 미리 해결해 놓고 사업이 시작됐다. 인허가 과정이 단축해 금융비용을 줄였고, 난방 체계를 개별난방으로 변경해 공사비를 절감했다. 시공 기간이 줄면서 사업원가가 절감되는 효과도 나왔다.


사전 마케팅도 진행됐다. 실제 주택과 똑같은 모양으로 샘플 주택을 지어 고객들이 직접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등 차별화된 분양 전략을 펼쳐 분양 4일차에 계약이 완료됐다. 자이 더 테라스의 분양이 단기간에 완료되면서 단독주택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GS건설에 신뢰도가 쌓인 LH는 고양삼송지구(1000세대), 인천청라지구(400세대), 영종하늘도시(1000세대) 등 추가 사업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강석태 건축기획실장은 “고객은 고객만족을 실현했고, LH는 신상품과 시장 다각화에 성공했다. LH는 장기미분양택지를 해소했다”며 “고객, LH, GS 모두가 win-win한 사례”라고 언급했다. 또 “단순히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뿐 아니라 다양한 주거 상품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지속적으로 주거 문화를 개선해나가는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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