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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가 말하는 ‘한국 재벌 지배구조 개선 해법’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배구조 문제에 정답은 없다”며 “100점은 어렵지만 80~90점대에서 조금씩 향상시키는 방향의 점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벌 오너는 지주 회사를 맡아 장기적 관점에서, 자회사 CEO는 개별 기업 중심의 단기적 관점에서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투트랙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국금융연구장을 거쳐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윤 교수는 5월3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 굿컴퍼니 컨퍼런스(GCC)’에서 ‘한국 기업가 정신,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세션 발표를 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윤 교수는 기업가 정신에 대해 “기업의 본질인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의 수행을 위해 기업가가 마땅히 갖춰야 할 자세나 정신”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존재 목적인 이윤 추구와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준수하는 활동을 준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라면서도 “기업이 적절한 성과를 내기 위해 적정한 기업 지배구조의 확립은 매우 중요하므로 둘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5월31일 시사저널에서 주최한 2017 굿 컴퍼니 컨퍼런스에서 윤창현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가 발표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그는 한국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오너경영, 계열경영, 가족경영으로 특징되는 재벌은 오너의 일탈적 행태, 협력업체에 대한 ‘납품가 후려치기’ 등의 행태로 인해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어 있다”며 “소위 최순실 게이트는 부정적 여론에 더욱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재벌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대해 윤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1~3등 기업에게 경제력이 집중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격차를 해소해서 조화롭게 성장하자는 주장은 이해되지만 글로벌 시장의 눈높이에서 바라볼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혁 1순위로 꼽히는 재벌의 지배구조에 대해선 “계열에 속한 A기업과 B기업이 서로 지원을 하면서 상부상조적인 장점이 부각되지만, 단기적으로는 한 측에 속한 소액주주의 희생을 강요할 수 있다”며 “계열 경영이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잘 절충·해결해 나가야할 과제”라고 꼽았다.    윤 교수는 “재벌체제의 장점 유지, 상장기업에 대한 지배구조 요건 충족,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효율적 대응이라는 세 가지 과제는 동시에 충족시키기 힘든 불가능한 삼위일체로 본다”며 “재벌오너가 지주회사 내지 모회사의 CEO 역할을 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 전략을 모색하고 자회사 CEO들은 단기 업적과 주주 중심 경영을 중점으로 전략을 수립하는 투트랙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재벌 인식에 대해서도 “새 정부의 인사를 보면 재벌 개혁을 주장하며 시민운동을 해왔던 인사를 청와대 정책실장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하는걸 보면 재벌 문제를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윤 교수는 한 경제지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새 정부 정책은 주로 재벌 개혁과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지배구조 문제에 정답은 없다”며 “기업들에 대해 국내에서만 유독 심한 규제를 가하는 것이 이들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기업들은 개혁적 관점에서는 규제와 규율의 대상이지만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성공적 대응과 일자리 창출 관점에서는 정부와 협업 내지 파트너십의 대상”이라며 “개혁대상과 협력대상으로서의 대기업의 위상에 대한 적절한 조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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