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령화는 일찌감치 진행됐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6.7%에 달하는 초고령사회다. 당연히 한국에서 문제가 되는 노인 문제들이 일본에선 10~20년 전 불거졌고, 그 수준 또한 더욱 심각하다. 초고령사회 일본은 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대책들을 추진하고 있을까.
일본은 고령자 복지시설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국고보조를 폐지했다. 대신 고령자 전용임대주택 제도를 마련해 돌봄까지 함께하는 주택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실버하우징, 우량임대주택, 자립형고령자주택 등 다양한 형태의 고령자 시설을 마련해 고령자 인구의 5% 수준이 혜택을 받고 있다.
한국의 임대주택과 비슷한 공영주택은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부족했고, 대폭적인 공급 확대도 어려웠다. 이에 따라 일본은 민간임대주택 등의 공가(空家)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쪽방촌과 같은 곳에 머무는 저소득 고령자 등에게 일정한 질이 확보된 주택을 저렴한 임대료에 공급하고 있는 셈이다.
돌봄 서비스도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가와사키(川崎)시에선 병상에 누워 지내거나 직접 식사가 어려운 사람에게는 매일 자택으로 식사를 배송해주고, 사업자가 전달 과정에서 안전을 확인한다. 훗카이도, 나가사키 등 6개 도·현(광역자치단체)에선 우체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령자 자택을 방문하고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또 장보기지원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공공연금을 중심으로 노후 생활에 대한 준비 또한 착실히 진행돼 왔다. 그 결과 연금소득에 의한 노후준비 정도를 보면, 한국은 34.1%에 불과한 데 비해 일본은 71.9%에 달한다. 일자리 문제는 실버인재센터, 고령자협동조합 등을 통해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 1995년 일본 미에(三重)현에 최초 설립된 고령자협동조합은 전국 30여 개 지역에 설치돼 있다. 노인들이 수행할 수 있는 공원녹화 및 자원재생, 병원 급식이나 청소, 보험 등의 사업을 진행해 노인 일자리를 확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