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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국유치원 버스 사고로 20분만에 차량 전소…아이 11명 모두 사망

 새 대통령을 뽑는 투표 열기로 뜨거웠던 5월9일. 중국 산둥성에 있는 터널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오전 9시(현지시간)쯤 산둥성 웨이하이시 소재 타우자쾅 터널 내에서 중시(中世)국제학교 유치원 차량이 앞 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켰다. 사고 직후 차량은 불길에 휩싸였으며 27분만에 전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타고 있던 원아 11명과 운전기사 1명 등 모두 12명이 사망했다. 특히 원아 11명 가운데 10명이 한국인 아이들이었다. 사망한 원아들의 나이는 4살~7살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시 영상과 사진을 보면 차량의 출입문이 터널 벽에 부딪힌 상태였다. 중국 당국은 이 때문에 차량 출입문이 열리지 않아 탑승자들이 탈출할 수 없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주변 차량들이 사고를 목격하고 구조당국에 신고했지만 출근시간대 터널 안이라 구조대원들의 진입이 더뎠다. 12명의 아이와 1명의 운전기사, 그리고 1명의 인솔교사를 태운 차량은 20분이 넘도록 불길에 휩싸인 채 오직 구조대원들의 도착만 기다렸고 결국 누구도 뜨거운 차량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화재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YTN뉴스 화면캡쳐

화마가 아이들이 타고 있는 통학버스를 덮친 그 시각, 중국 온라인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사고 영상과 사진들이 실시간으로 속속 올라왔다. 사고가 난 터널을 지나던 이들이 찍어 올린 것들이었다. 하지만 SNS에 업로드를 하는 선택 대신 차 안에 갇힌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혹은 불길을 진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건넨 이는 아무도 없었다.  사고가 보도되자 중국 언론들은 사고 현장 주변을 그냥 지나간 ‘비정함’을 성토했다. 물론 일반인이 불길이 오르고 있는 사고 차량에 접근하는 일이 쉬운 건 아니다. 그러나 이날 주변 차량들이 보여준 행태는 무관심을 넘어 비정하기까지 했다. 사고 현장을 못본 척 그냥 지나치는 차량이 대부분이었다. 일부는 사진과 영상을 촬영해 SNS에 올리려고 멈춰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보니 구조된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사고 현장 사진은 넘쳐나게 됐다.  최근 중국에서는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도 모른 척 지나치는 중국인들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차량에 세 번이나 치여 쓰러진 두 살배기 아이를 못 본 척하고 지나치는 행인들, 거리 한복판에서 흉기에 찔려 죽어가는 남성을 돕지 않고 바라만 보는 행인들의 모습 등, 무관심을 대표하는 비슷한 사건들이 수차례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사고가 발생한 산둥성 웨이하이시 소재 타우자쾅 터널​ ⓒ 연합뉴스

한편 한국 외교부는 사고 발생 직후 현장에 총영사 등 8명을 급파했다. 웨이하이 시 시장이 현장에서 사고 수습을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하이 시는 사고 당시 관련 사진과 영상이 올라온 SNS 웨이보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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