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와 단일화 원하는 보수팔이 변절자들의 음해” 반박
“조원진 대선 후보 지명, 공식적 의결 과정 없었다”
5월7일 새누리당 평당원과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에게 ‘태극기 애국국민에 대한 사과 성명서’가 배포됐다. ‘새누리당 창당 준비위원 및 평당원 일동’ 이름으로 작성된 성명서는 “탄기국 및 국저본(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의 태극기 애국국민 결집에 기여해 결과적으로 과오가 있게 되었음을 고백한다”면서 “아직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국저본에 붙잡혀 있는 태극기 애국자들을 보면서 그간의 잘못에 대해 참회하면서 양심선언을 하지 않을 수 없어서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이들은 “새누리당 창당과 이후 진행 과정에서 부조리를 목격했다”면서 “조원진 의원의 대선 후보 지명이 어떠한 공식적 의결 과정 없이 진행됐으며, 기부금 역시 회계 내역을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먼저 조원진 후보의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당규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내의 어떠한 공식적 의결 과정도 없이 2017년 4월8일 국저본 주최 대한문 태극기집회에서 급작스럽게 조원진 의원의 (자유한국당) 탈당 및 (새누리당) 입당 선언과 대통령 후보 추대 행사가 이뤄졌다”면서 “2017년 4월9일 대구에서 당원집회를 통해 조원진 의원을 대통령 후보로 정식 추대하겠다는 공지가 역시 일체의 공식적인 의결 과정 없이 박사모 게시판, 문자전송 등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2017년 4월10일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계획 공지가 게시됐고, 그 등록기간은 하루였으며, 다음날(4월11일) 단독 등록으로 조원진 의원이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다”고 덧붙였다.“손석희 고소 약속해 놓고 이행 안했다”
기부금 사용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이들은 “국저본과 관련해, 3·10 희생자들(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 당일 시위 도중 숨진 4명의 참가자)에 대한 약속을 저버리고 모금한 조의금을 아직도 유가족에게 지급치 아니했으며, 손석희(JTBC 보도담당 사장) 고소를 약속하고 돈을 모금했으나 아직도 이행치 않았다”면서 “수개월간 천안함 분향소에서 모금한 돈의 행방도 알 수 없는 상태다. 그 외 수개월간 집회현장과 후원계좌로 모금한 돈에 대해 회계내역도 알 수 없는 상태다”라고 지적했다. 시사저널이 단독 입수한 탄기국 수입‧지출 내역에 따르면, 탄기국은 탄핵 반대 집회(태극기집회)가 본격화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40억3000여만원의 기부금을 모아서, 37억8000여만원을 사용했다. 버스 임대료 11억여원, 신문 광고비 5억2000여만원, 문자 발송비 1억4000여만원 등을 지출했는데, 과다 상계를 통한 리베이트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탄기국은 기부금 중 일부를 새누리당창당 자금에 사용하기도 했다. 정광택 탄기국 대표가 새누리당 대표로 등록을 하는 등 탄기국과 박사모가 중심이 돼 창당된 새누리당은 4월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창당 대회를 열었다. 이때 사용된 제반비용이 기부금에서 충당된 것이다. 기부금법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 기부금을 걷지 못하도록 돼 있다. 정치자금법 위배의 소지도 있다. 정치자금법 31조에 따라 누구든지 국내·외의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법을 어겼을 경우 기부 받은 사람은 물론 기부한 사람 모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탄기국 측은 “장충체육관 임차료, 청소비 등 몇 백만원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이 돈 역시 차용증을 쓰고 새누리당 쪽에 빌려준 것이다. (새누리당 측에서) 곧 갚는다고 알려왔다”면서 “새누리당은 창당한 후 재정 면에서 탄기국과 완전히 분리됐다”고 강조했다.“특별당비도 당규 위반”
그러나 새누리당 창당 이후에도 자금 문제는 명쾌히 해결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대선을 앞두고 특별당비를 모금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4월15일 “대선을 치르려면 기본적인 경비는 있어야 한다. 후보기탁금 3억, 4p짜리 인쇄홍보물 2300만장 약 5억, 유세차량 임대료 5.5톤·3.5톤 각 1대 22일간 임대료 약 1억원, 기타 인쇄물, 현수막...아무리 못해도 00억원은 기본적으로 들어간다”면서 “돈을 빌리러 다닐 수밖에 없다. K모 사모님께 1억, 당 재정위원회를 맡은 C님께 1억...그러나 아직 필요한 예산의 20%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고 밝히며 당원들에게 금액 제한이 없는 특별당비를 부탁했다. 성명서를 작성한 이들은 “당헌에 명시된 당규 제정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당규로 특별당비를 납부 받고, 직책을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40억원대 기부금법 위반 및 사기․배임 혐의로 탄기국을 고발한 정영모 정의로운시민행동 대표는 “지난 2월 중순경 탄기국 사무총장의 주재로 애국보수 단체장과 관계자들이 모임을 가졌다”면서 “탄기국 측이 ‘(새누리당) 발기인을 모집해야 한다’면서 그 조건으로 ‘1000만원을 일단 납부하고 월 10만원을 꾸준히 낼 수 있는 사람 1000명 정도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탄기국이 이미 이때부터 새누리당 창당 자금을 모금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성명서를 작성한 측은 새누리당 수뇌부의 독단과 당 운영의 불투명성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비판의견이 게재될 수 없는 상태이며, 당원명부는 일손부족을 핑계로 사무총장 휘하에 불투명하게 장악돼 있다”면서 “당 대표 겸 비대위원장의 의견 표출이 전혀 존중되지 않으며, 당의 정상적․공식적 의결과정 자체가 불분명하고 불투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탄기국의 핵심멤버인 김기수 변호사(프리덤뉴스 대표)는 “당원은 당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 권리’가 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면서 “새누리당이 대선 정국에만 몰입하고 있다. 시국이 아무리 급해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새누리당이 보수·우익 정당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체제 정비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새누리당 “단일화 요구하는 변절자들의 음해”
새누리당 지도부는 성명서를 작성한 측을 ‘보수팔이 변절자’로 규정했다. 조원진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측이 조원진 후보를 낙마시키기 위해 흑색선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새누리당 공동대표를 지낸 권영해 전 국방부 장관은 5월7일 기자회견을 갖고 조 후보 사퇴와 홍 후보로의 단일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 후보는 5월8일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거 막바지에 이르자 종북 좌파들은 물론, 표 쏠림에 겁먹은 홍 후보 측과 배신자들의 저를 향한 음해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저는 그러한 조작과 음모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홍준표 후보가 대권이 안 되니 그 사람들(바른정당 복당파) 불러들여 친박(친박근혜) 몰아내고 당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당 대표라도 해야 대법원 판결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서 그런다”면서 “홍 후보는 단일화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