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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 리더십으로 한국당 내분 진압과 범 보수층 결집 유도 포석
홍 후보 “바른정당 의원 포용해야 한다”
창당 당시 김무성․유승민 등 비박계 투 톱을 중심으로 32명의 현역 의원들이 합류하며 원내 4당으로 출발했다. 오세운 전 서울시장과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대권 잠룡’들도 대거 합류해 힘을 보탰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유 후보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5명의 주요 대권 후보 중 지지율 말석을 유지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지지율이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바른정당 내부의 혼란이 가중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결국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5월2일 홍 후보 지지와 함께 탈당을 선언했다. 건강한 보수를 가치로 내걸었던 바른정당은 98일 만에 ‘두 동강’으로 나뉘었다.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 자격까지 잃으면서 존립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반면 홍 후보는 ‘범 보수 통합’의 위치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 ‘깜깜이 대선’이 시작된 3일 전까지 조사를 보면 홍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탈당파 의원들이 대거 지지 선언을 한 것이다. 홍 후보 입장에서는 ‘보수 결집’ 효과를 통한 지지율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정치평론가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홍준표 후보가 치고 올라오니 보수 진영에세는 문재인 후보의 대항마로 안철수 후보보다 홍 후보에게 기대를 걸게 됐다”며 “홍 후보의 최근 지지율 상승세에 더해 바른정당 의원 집단 탈당으로 유승민 후보가 흔들리면 ‘밴드 웨건(band wagon․유행에 따라가는 심리) 효과’가 더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유 후보는 “(한국당과의) 합당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자신을 이순신 장군에 비유하며 “이순신 장군은 12척의 배가 남아 있다고 했다. 저는 많은 국민들께서 손을 잡아주시면 개혁 보수의 길을 끝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이후 유 후보를 응원하는 보수 세력의 당원 가입과 후원 러시가 이어졌다. 유 후보를 응원하는 격려 전화도 쇄도했다는 게 바른정당 측의 설명이다. 바른정당의 한 관계자는 4일 “130명이던 온라인 당원이 이틀 만에 3000명으로 늘어났다. 2일 하루 평균 500만원이던 후원금도 3일 6500만원, 4일 1억4000만원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 러시가 오히려 유 후보에게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바른정당 탈당 의원 흡수 홍 후보에 ‘독’ 될 수도
반면 줏대 없이 당을 떠난 의원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황영철 의원이 탈당 선언을 번복할 정도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복당 의원들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면서 내분 조짐까지 일었다. 이철우 한국당 중앙선거대책본부장은 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입당 신청을 하면 절차를 밟는데 좀 복잡하다”며 “시도당에서 절차를 거쳐서 와야하고 탈당한 분들에 대한 심사제도도 있다”고 말했다. 그 후폭풍은 부메랑이 되어 고스란히 홍 후보에게 돌아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홍 후보가 4일 “당원권이 정지된 친박계 의원들과 기존 탈당파 의원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범 보수층의 ‘이합집산’은 커녕 ‘자중지란’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며 “결국 홍 후보가 나서 탈당 의원들의 포용을 주장하며 최후의 승부수를 던졌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