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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반도체 시장 참여 의지 포석…퀄컴과 전쟁 불가피
“삼성전자, 하만 인수로 자동차 반도체 분야 존재감”
삼성은 하만을 인수해 성장하는 자율주행차 기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자동차 메이커와 1차 부품업체는 이전보다 더욱 가혹한 수준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자동차 커넥티드의 중추를 담당하는 시스템 설계의 복잡함을 풀어내야할 뿐 아니라 보안도 향상시켜야 한다. 도전 과제의 레벨 자체가 높다. 삼성이 인수한 하만은 자동차 커넥티드 기술로 잘 알려진 기업이다. 하이엔드 멀티미디어 시스템과 내비게이션 시스템, 비주얼 디스플레이 시스템 등을 제공하다 자동차 보안 기술 기업을 인수하면서 보안 포트폴리오도 강화했다. 그런 하만을 인수한 뒤 삼성은 보도자료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대규모 자동차 커넥티드 기술 시장 중 특히 자동차 전자 분야에서 중요한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 테크놀로지의 루카 드앰브로기 자동차 반도체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렇게 지적했다. “삼성은 주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랙티카(Tractica)에 따르면 2025년이 되면 AI(인공지능)에 사용되는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의 시장 규모는 각각 574억 달러와 14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반도체 매출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던 인텔의 매출이 563억 달러였으니 2025년이 되면 인텔의 매출을 뛰어넘는 시장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물론 그 시장의 모든 게 자율주행차용 반도체를 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규모가 클 것이란 점은 틀림없다. 자율주행차에 쓰일 반도체는 가혹한 조건에서 높은 신뢰성을 요구받을 수밖에 없다. 생명과 관련된 물건에 탑재되는 부품이기에 더욱 그렇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 AI에 쓰일 반도체 업체에 필수적인 조건을 2가지로 꼽는다. 하나는 딥러닝 AI를 개발할 기술력이다. 또 다른 하나는 엄격한 신뢰성을 실현해 차량용 반도체로서 자동차 메이커로부터 ‘인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만족하는 반도체 업체로는 현재 2곳이 가장 유력하다.자동차업계 퀄컴과 삼성의 행보 예의 주시
한 곳은 미국의 퀄컴이다. 퀄컴은 이전부터 딥러닝 AI 개발에 주력했고, 자율주행차 반도체 개발에도 참가 의사를 표명했다. 2016년 10월 자동차용 반도체 회사 1위 업체인 NXP를 470억 달러(약 53조원)에 인수하면서 자신의 뜻을 분명히 했다. 퀄컴은 자율주행차용 반도체를 공략할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셈이다. 또 다른 한 곳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DRAM과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메모리의 선두 주자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폰 제조사기도 하다. 삼성전자 역시 퀄컴보다 한 달 뒤인 2016년 11월 하만 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면서 자율주행차 전쟁에 참가할 조건을 맞출 수 있었다. 퀄컴과 삼성전자에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양사 모두 스마트폰 및 프로세서 개발 기술을 오랫동안 축적해 왔다는 점이다. 자율주행차는 거대한 스마트폰 같은 존재다. 항상 인터넷에 연결돼 있고 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는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 거대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연결해 업데이트하고 동시에 보안도 유지해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유지하는데 적용되는 과정이다. 삼성이 국토부로부터 받은 면허는 어찌 보면 자율주행차 반도체 전쟁의 참가 티켓과 다름없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