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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 선거 개표 조작 의혹 제기 내용에 선관위 “13대 대선 부정 논란 검증 방법으로 응할 것”
5월9일 치러질 ‘장미대선’을 앞두고 영화 《더 플랜》이 이슈몰이를 하고 있다. 4월20일 개봉한 영화 《더 플랜》은 ‘프로젝트 부(不)’의 첫 번째 작품으로, 지난 12일 온라인을 통해 먼저 공개됐다. 이 영화는 2012년 치러진 제18대 대선의 개표 과정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19대 대선을 목전에 두고 공개된 영화는 온라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동영상 조회수는 100만건을 넘어섰다.
영화는 2012년 12월19일 치러진 대선에서 251개 지역선관위의 개표상황표를 분석한 결과 분류표의 후보자간 비율과 미분류표의 후보자간 비율이 차이가 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분류표란 무효표와 투표 분류기가 정상표로 분류하지 못한 표를 더한 것을 말한다. 영화는 박근혜 당시 후보와 문재인 당시 후보의 전체표 비율이 5대5였다면 미분류표의 비율은 6대4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리시의 경우 분류표에서 박 후보와 문 후보의 표 차가 0.1% 밖에 나지 않았지만 미분류표는 18%의 차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상표와 미분류표 사이에 두 후보 표의 비율이 정상적인 ‘1’이 아니라 ‘1.5’로 나타나는 현상이 모든 개표소에서 동시에 발생했으며, 이에 따라 미분류표 개표과정에서 조작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영화를 제작한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19대 대선은 해킹에 노출될 수 있는 전자개표가 아닌 수개표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관위 “국론 분열시켜 공명선거 분위기 저해하는 행위”
선관위는 4월19일 《더 플랜》에 대해 “대선 진행 중에 이런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선거 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론을 분열시켜 공명선거 분위기를 저해하는 행위”라며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선관위는 제18대 대통령선거 개표부정 의혹 영화《더 플랜》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더 플랜 시사회에서는 부정의 실체를 과학적 통계로 증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분류표의 비율이 많고 상대 득표율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선거의 특성이나 미분류되는 원인을 이해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그 근본적 원인이 국가기관에 대한 불신에 있는 것으로 제18대 대선 당시의 투표지를 검증하면 모든 의혹을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18대 대선 종료 후 ‘국회가 요구한다면 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재검을 통해 모든 의혹을 해소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러한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개봉 영화의 내용에 대해 국가기관이 공식적인 입장을 제기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선관위는 제작진의 요구가 있다면 조작여부 검증이 필요한 범위에서 제3의 기관을 통해 공개검증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의혹 해소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선관위가 보관하고 있는 18대 대선의 투표지와 개표상황표 현물을 직접 검증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대선 결과를 조작한 것이 밝혀진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지만, 검증 결과 어떠한 조작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의혹을 제기한 측에서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인식을 바란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앞서 4월18일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더 플랜》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의원회에 공개 질의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더 플랜’ 영상이 공개되면서 개표과정에 대한 여러 의혹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며 “내용에 대한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개표과정에 대한 의구심이 명확하게 해소되지 않고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 것은 불필요한 논란을 가중시키고 사회적으로 큰 비용이 든다”고 질의했다. 또 “개표 전반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은 무엇인가” 라며 답변을 28일까지 달라고 요구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관계자는 “아직 선관위 측에서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며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한 보도자료와 같은 내용을 (우리 측에) 발송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선관위 측이 4월28일까지 답변을 보내지 않을 경우, 공개질의를 다시 발송해 답변을 촉구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제13대 대통령 선거 당시 있었던 부정투표 논란투표함 탈취하고 선관위 점거해…29년 만에 논란 검증 작업선관위는 영화 《더 플랜》 제작팀의 요구가 있다면 공개 검증에 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검증 방법은 지난해 한국정치학회 주관으로 실시한 1987년 대선의 구로을 부재자 투표함 검증 사례를 준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선관위의 관리 분야에서만큼은 어떠한 조작행위도 없었음이 명백히 밝혀졌기 때문에 이번 의혹에 대해서도 그 검증 절차를 준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1978년 열린 제13대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부정투표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대선 투표 당일인 1987년 12월 16일 당시 구로구청 농성자들이 부재자 투표과정에 부정이 있었다며 투표함을 탈취하고 44시간 동안 구로을 선관위를 점거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선관위는 투표함을 되찾았으나, 당시 개표결과 당선후보(노태우 당시 후보)와 차점후보(김영삼 당시 후보)간 194만여표의 차이가 있어 구로을 부재자 투표함에 든 4325표(선관위 추정)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논리로 투표함을 개봉하지 않은 채 수장고에 보관해 오다 지난해 7월 개봉해 검증 작업을 거쳤다.선관위는 2016년 10월 보도자료를 내고 “구로을 우편투표함 진위 검증에 대한 한국정치학회의 연구용역보고서가 최근 제출됐다”며 “조작되거나 위조되지 않은 정규 우편투표함이었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검증 방법에 대해서는 “한국정치학회가 우편투표함의 개함과 계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관계자 인터뷰, 사건 자료 조사·분석 등을 통해 객관적인 방법으로 검증한 결과를 근거로 도출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