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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3’ 자리 놓고 JYP와 FNC의 쟁탈전 점입가경
FNC는 유재석이 효자, JYP는 트와이스가 효녀 노릇
최근 금융 당국에 각사들이 공개한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JYP와 FNC는 모두 매출액이 직전 해보다 상승했다. 일단 규모는 FNC가 더 크다. 곧 매출액 1000억원 시대를 앞두고 있어서다. FNC의 2016년은 출연료 덕을 크게 본 해다. 지난해 매출액은 914억원으로, 2015년(726억원)보다 25.8% 늘었다. FNC 측은 이에 대해 “소속 연예인의 활동 증대로 인한 매니지먼트 매출증가에, 2016년 6월 FNC애드컬쳐 지분 인수에 따른 신규 연결 포함으로 인한 매출증가가 보태진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매출 중 48.6%가 방송출연, 광고·행사 출연료 등에서 발생했다. 이 금액만 444억원이다. 2015년 같은 부문 매출은 257억원(35.4%)에 그쳤다. ‘국민MC’ 유재석 영입도 대형 호재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콘서트 등으로 벌어들이는 매출은 2015년(288억원)과 2016년(282억원)이 대동소이했지만, 매출 비중은 9% 가까이 감소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지난해 FNC의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15년에는 59억원이었다. 이에 대해 FNC 측은 “매니지먼트와 미디어콘텐츠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인한 비용증가”라고 설명했다. 즉 몸집 불리기 과정에서 투자가 늘었다는 얘기다. FNC와 3위 다툼을 벌이는 JYP는 되레 영업이익에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JYP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38억원으로 2015년(42억원)보다 무려 228.9%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505억원에서 736억원으로 45.7% 뛰었다. 즉 2015년 FNC와 JYP의 매출액(영업이익)은 726억원(59억원) vs 505억원(41억원)이었는데, 한 해 만에 914억원(-25억원) vs 736억원(138억원)으로 급반전한 셈이다.업계 안팎에서는 3위 자리를 내준 듯 보였던 JYP가 다시 역전드라마를 쓸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한 대중문화산업 관계자는 “트와이스는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이후 가장 폭발적인 걸그룹 성공모델이다. 짧은 기간에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한동안 팬덤을 유지할 것”이라며 “강력한 팬덤과 음반·음원 소비가 정비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와이스 데뷔 초기 다양한 대외변수로 논란이 컸던 걸 떠올려보면 놀라운 반전이다. 지난해 1월 트와이스 멤버 쯔위(周子瑜·18)가 대만 국기 청천백일기(靑天白日旗)를 흔들었다가 사과한 사건의 후폭풍 얘기다. 한류시장이 커진 후 잇달아 나온 ‘다국적 아이돌’ 리스크가 본격화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드라마 제작사로서 동시에 영역 확장 나서
실제 지난해 JYP의 매출 비중 특징은 FNC와 미묘하게 엇갈린다. JYP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큰 매출 비중을 나타낸 건 음반·음원 매출(26.98%)이다. 198억원에 달한다. 85억원에 그쳤던 2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가 늘었다. 2014년과 2015년 두 해 내내 가장 많은 매출을 낸 부문은 광고였다. FNC의 사업보고서에 나타난 전속계약 현황을 살펴봐도 이 특징이 오롯이 드러난다. 초창기 FNC의 전속계약 아티스트는 씨엔블루·FT아일랜드·AOA 등 가수 중심이었다. 이는 시간이 갈수록 배우·코미디언·MC·아나운서로 바뀌어갔다. 이동건·윤진서·정우·유재석·정형돈·노홍철·김용만·문지애·조우종 등이 연이어 FNC와 전속계약을 맺어서다. 흥미로운 대목은 FNC와 JYP 모두 드라마 제작사로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FNC는 FNC애드컬쳐로 드라마 사업부를 이관해 사전제작 드라마를 내놓고 있다. 《시크릿 가든》의 연출자인 신우철 감독이 총괄PD로 선임됐다. JYP는 지난 2013년 영화·드라마 제작사인 JYP픽쳐스를 설립했다. 첫 작품이 올해 JTBC에서 방영 예정인 《더 패키지》다. 흥미롭게도 《더 패키지》의 남자 주인공은 FNC 소속의 정용화다. 다만 두 회사가 드라마 제작을 바라보는 시각은 상이하다는 해석도 있다. 장민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분석팀 연구원은 “FNC는 초기 전속계약 멤버들(설현·이홍기·정용화)에게도 연기 기회를 적극 제공하고 최근 들어서는 배우·MC 영입에 관심 많다. 공연보다 방송콘텐츠에서 새 먹거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다. 반면 JYP는 음원·공연 매출을 중심에 두고 그 보완재로서 방송콘텐츠를 활용하려 한다”고 풀이했다. 그는 “콘텐츠 다각화를 추구하는 SM과 음악 레이블의 성격을 잃지 않으려는 YG의 1위 다툼처럼 3위 다툼도 색깔이 다른 회사 간 경쟁이라 흥미롭다”며 “바뀐 엔터테인먼트 산업 환경에서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