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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사·헬스트레이너·청소원도 정규직 채용하는 바디프랜드

세계 경제 순위 11위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노동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특히 비정규직 문제가 그렇다. 정규직과 똑같은 업무를 하지만 근무 시간은 길고 임금은 물론 국민연금 가입률도 정규직의 절반 이하다. 2014년 드라마 《미생》으로 조명받았던 비정규직 문제는 3년이 지난 오늘도 제자리걸음이다. 여전히 한국은 비정규직 비율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의 2배에 달한다(2015년 기준). 특히 대기업 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이 3년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노동자 10명 중 4명은 기간제 노동자이거나 파견·용역·하청과 같은 간접고용 노동자다. 모든 직원을 정규직으로 쓰면 회사가 망할까. 회사의 규모가 커질수록 간접고용의 비중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급여와 복리후생비 등 인건비가 늘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올해 최악의 고용한파가 들이닥칠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들은 많은데 이에 부합하는 고용환경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 1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 550조원 돌파, 기업예금 증가 등 기업들의 자금은 쌓여가지만, 고용에 대한 투자는 꺼리고 있다. 경영 상황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간접고용 증가와 같은 인색한 인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10대 그룹의 매출과 수익성은 수년간 악화됐다. 불안해진 노동환경만큼 기업의 미래도 불안해졌다. 
바디프랜드 임직원들이 2016년 말 송년회에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바디프랜드 제공

매출과 노동환경 개선은 ‘정비례’

 불안을 기회의 발판으로 삼은 사례가 있다. 헬스케어 전문기업 바디프랜드가 그렇다. 2007년 설립된 바디프랜드는 정수기와 매트리스 등을 생산하는 헬스케어 전문기업이다. 안마의자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바디프랜드의 성공 비결은 ‘전 직원 정규직 채용’이다. 이는 창업주인 조경희 회장 이후 이어져 오고 있는 바디프랜드의 경영원칙이다. 바디프랜드는 업계의 ‘루키’다. 2007년 7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바디프랜드는 2013년 186명, 2014년 338명, 2015년 626명으로 늘었고 2017년 2월 기준 90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직원 수가 늘어났지만, 간접고용 대신 정규직 고용을 이어갔다. 해가 지날수록 더 많은 정규직을 채용했다. 대부분의 회사가 용역업체에 맡기는 배송기사, 경비원, 청소부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사무직, 연구직, 판매직 이외에도 직원들의 복지를 담당하는 미용사, 조리사, 네일아티스트, 헬스트레이너도 정규직이다. 일반적인 인식처럼 인건비가 늘어 회사 경영에 부담이 됐을까. 바디프랜드는 지난 10년 동안 정규직 직원을 늘리면서 매출 또한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2007년 창립 초기 27억원에서 2015년 2636억원으로, 8년 만에 매출이 약 100배 가까이 늘었다. 바디프랜드의 성공에는 창립 이래 쭉 지켜가고 있는 바디프랜드의 ‘전 직원 정규직’ 원칙이 자리한다. 바디프랜드의 ‘전 직원 정규직’ 정책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였다.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전문성을 키우고, 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회사의 이익으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처음 바디프랜드가 사업을 시작했던 2007년 당시 일본 업체들이 선점했던 안마의자 시장에서 국산 안마의자는 대중에게 낯설었다. 다양한 기능을 가진 바디프랜드의 제품을 대중에게 알리고, 이를 정확히 설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원들의 제품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이해가 필요했다. 사람들이 안마기를 구입해도 이를 사용할 방법을 정확히 모른다면 구매 만족도는 물론 재구매 의사를 갖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제품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했다. 다른 기업처럼 외주를 주거나 비정규직으로 고용했다면 장기적인 교육 이수는 물론 이를 정확하게 숙지하고 발전시킬 전문인력 확보가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이 업무 능력 향상은 물론 회사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높여 기업 성장을 견인하는 하나의 동력이 됐던 셈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도 빠른 성장을 해 온 대표적인 기업이다”며 “전 임직원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한 방향으로 나아갔기에 이러한 빠른 성장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디프랜드 직원이 서울 도곡동 본사에 위치한 전시장을 방문한 손님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 바디프랜드 제공

전문성 강화로 이어진 정규직 채용

 바디프랜드는 학력, 성별, 나이, 지역 등에 차별을 두지 않고 철저한 능력 위주의 채용과 평가 및 포상을 진행하고 있다. 고졸, 지방대, 전문대, 청년(청년인턴·산학협력) 및 여성 채용을 적극적으로 시행 중이다. 기존 직장 연봉의 120% 지급을 조건으로 다양한 채용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 채용 인원 추천 시 포상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규직 채용에 발맞춰 복리후생도 강화했다. 헤어, 네일, 사내식당 이외에도 회사 내 옥상정원(가든 드 바디프랜드), 레스토랑(레스토랑 드 바디프랜드), 커피숍(라운지 드 바디프랜드) 등 사내 시설이 있다. 출퇴근이 어려운 직원을 위해 기숙사를 운영하며, 직원용 헬스장 등이 3월 내 오픈 예정이다.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식이요법을 지원하고 금연과 다이어트 수당도 제공한다. 매년 연말에는 직원 대상 시상식을 개최해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최대 5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바디프랜드 직영전시장 이수정 매니저는 “취업난 속에서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어 좋다”며 가장 즐겨 이용하는 복지 혜택으로 네일, 헤어 등을 꼽았다. 이 매니저는 “외부에서 하려면 사내보다 5배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업무시간 중에 저렴하게 할 수 있어 좋다”며 “누구 하나 빠짐없이 동일한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고 말했다. 2016년 바디프랜드는 고용노동부 주관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에 선정돼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은 전년 대비 고용이 증가한 기업 중 고용증가율, 고용의 질, 고용관계법 준수 등을 고려해 선정된다. 바디프랜드는 창립 이래로 꾸준히 이어진 ‘전 직원 정규직’을 기조로 정규직 일자리 증가와 근무환경 개선을 인정받아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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