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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을 뽑는 투표가 열린 다음 날인 11월9일 새벽,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는 제 45대 미국 대통령 당선자로 신분이 바뀌었다. 그의 후보자 시절 말과 행동에는 그의 철학이 묻어나는 법이다. 세계 각국은 예상외 트럼프 변수에 분주하게 대책을 준비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과연 미국과 세계의 관계는 트럼프라는 매개체를 통해 어떤 모양으로 바뀔까. BBC의 예측을 따라가 보자.
자유 무역
만약 도널드 트럼프가 지금까지 주장해 온 통상 정책을 실시한다면 미국과 세계 각국의 비즈니스 관계는 수십 년 동안 겪지 않았던 큰 변화를 맞게 된다. 트럼프는 미국 · 멕시코 · 캐나다가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미국의 실업률과 연결돼 있다고 비판해 왔다. 그래서 트럼프는 기존의 여러 통상 협정에서 탈퇴한다고 주장해 왔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언급해 왔다. 기업의 해외 유출, 특히 멕시코로의 유출을 저지하겠다고 공약 해 온 트럼프는 수입 관세를 지지한다. 중국의 경우 45%, 멕시코는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생각도 내비친 적이 있다.기후 변화
트럼프는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2015년 12월, 195개국이 체결한 파리협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 여기에 더해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대한 미국의 기부금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의 국가가 독단적으로 파리협정을 파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미국이 이탈하거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도입한 기후 변화에 대한 국내 대응책을 취소할 경우 협정의 실효성이 큰 타격을 입는다. 트럼프는 화석 연료 채굴 확대와 규제 완화, '키스톤 XL 파이프라인'으로 불리는 캐나다와 미국 사이의 송유관 부설을 지지하고 있다. 기후 변화 대응 반대편에 서 있는 셈이다.국경 폐쇄
이민 대책만큼은 그 누구보다 강경한 자세를 보여 온 트럼프다. 하지만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입장을 계속 수정해 왔기 때문에 정말 대담한 주장을 고집할 수 있을지, 실제 정책으로 이행할 수 있을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출마를 선언하면서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고 1100만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선거 막판까지 국경 장벽의 비용을 멕시코에 부담시키겠다는 주장을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멕시코를 방문했을 때는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또 '무슬림(이슬람교도) 전체에 대한 미국 입국 금지'를 선언했지만, 이후에는 구체적인 정책이 없는 이 발언을 수정했다. 전체가 아닌 특정 국가 출신을 대상으로 '매우 엄격한 심사'를 하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특정 국가가 어디인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북대서양 조약기구 (NATO)
트럼프는 NATO에 대해 회원국들이 미국의 인색하지 않은 지출에 감사하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다. 미국이 안고 있는 부담에 상응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게 트럼프의 생각이다. 그는 유럽 국가와 아시아 국가를 지키기 위한 비용 부담은 없다고 강조해 왔다. 상대국이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생각은 지론으로 갖고 있다.대부분의 NATO 회원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의 국방비 부담이라는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미국 정부가 과거부터 문제삼아온 부분이다. 트럼프는 어떤 의미에서 과거의 그런 주장을 다시 한 번 끄집어 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60년 전부터 미국 외교정책의 초석이었던 NATO와 트럼프가 서로 멀어지는 것이 아닌지 여러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건 사실이다.러시아
트럼프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두고 '강력한 지도자'라고 칭송해왔다. 좋은 관계를 구축하려는 발언이었다. 그리고 자신이라면 푸틴과의 긴장 관계를 완화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런 관계 개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슬람국가'(IS) 소탕을 위해 러시아와 공동 전선을 펼치고 싶다는 의향은 보여주고 있다. 푸틴은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보다는 트럼프가 자신을 존중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