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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간 27주년 특대2호인 1410호에 실리는 이 칼럼은 마감날인 금요일 저녁 6시15분에 첫 문장이 시작됐습니다.격주로 쓰는 이 칼럼은 보통은 이보다 훨씬 빨리 쓰는 편입니다. 마감날인 금요일은 원고 출고 및 대장(臺狀) 체크로 경황이 없으므로, 칼럼을 미리 써두는 게 여러모로 좋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커버스토리로 다룬 최순실씨 관련 내용이 칼럼 소재여서 그랬습니다. 최서원으로 개명했다고 하지만 다들 최순실이란 이름이 익숙하니 이렇게 부르겠습니다. ‘최순실 게이트’ 기사가 봇물같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조금이라도 더 뉴스를 체크하고 글을 쓰자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늘도 역시 어처구니없는 최순실 의혹들이 제기됐네요.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도대체 내가 세계 10대 강국에 속한다고 정권이 자랑하는 21세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살고 있기나 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지금 한국은 최순실이라는 여자 하나 때문에 시끌벅적합니다. 어딜 가도 온통 “최순실이 최순실이”뿐입니다. 그래서 이번 호 커버로 최순실씨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김지영 정치국제팀장 등 민완기자들이 총력 취재한 내용이니 일독을 권합니다. 
ⓒ 뉴스타파 화면캡쳐 ⓒ 뉴스뱅크이미지​

항간(巷間)에는 이런 의문이 많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고(故) 최태민 목사와 도대체 어떤 관계였는가?” 박 대통령이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어 현재로서는 진상을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최순실씨는 부친이 최태민 목사여서 박 대통령과 친분이 몹시 두터웠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세간의 관심은 박 대통령이 과연 최순실씨의 의혹을 알고 있었느냐 여부에 쏠려 있습니다. 몰랐다면 최씨가 호가호위(狐假虎威)한 게 되겠죠. 최씨 모녀의 행적을 보면 박 대통령이 알고서도 이렇게까지 묵인했을까 하는 대목이 적지 않습니다. 수사를 해 봐야 알겠지만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과 각종 횡령 의혹 등은 호가호위 느낌이 듭니다. 최씨의 모든 의혹이 호가호위로 판명된다면 그나마 국격(國格)을 위해서는 다행입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최씨의 의혹들을 알고 있었고 묵인했다면 이거야 말로 국기(國基)를 뒤흔드는 초대형 사태가 됩니다. 문제는 최순실 게이트에 박 대통령이 연루된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10월20일 박 대통령의 사실상 지시로 검찰수사가 개시된 것은 다행입니다. 수사 가이드라인으로 해석되는 대목이 없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일단 결과를 지켜봐야겠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한 가지 박 대통령이 유념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실제로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을 악용해 호가호위를 했더라도 박 대통령도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친동생들보다 더 가깝게 지내온 이만한 측근의 전횡을 몰랐다는 것은 관리책임의 영역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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