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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이상을 한 브랜드로 성공한 가맹점주 3인, ‘초심’과 ‘정성’ 강조

대한민국 사람 중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는 얼마나 될까.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모두 2660만 명이다. 이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는다. 7월 기준으로 자영업자 수는 564만7000명을 기록했다. 6월보다 7000명 증가했다. ‘창업공화국’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는 수치다. 문제는 자영업자의 생존율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2015년에 발표한 업종지도에 따르면, 소자본 창업 아이템의 대명사로 불리는 치킨집의 경우 창업 후 1년 생존율이 52.8%에 불과했다. 몇 년 전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커피 가맹점의 상황은 더 안 좋다. 1년 생존율이 47.4%다. 두 곳 중 한 곳은 창업 후 1년을 버티지 못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카페띠아모’ 제주대점 김정자 사장과 ‘버들골이야기’ 이태원점 문준용 사장(53), ‘쭈노치킨’ 중앙대점 동근후 사장(67)은 달랐다. 한 장소에서 10년 이상 한 브랜드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들의 롱런 비결을 들여다봤다.  

“처음의 절박함 잊는 순간 매출 곧바로 하락”

 1999년 서울 이태원의 한 골목길 작은 공간에 자리한 ‘버들골이야기’는 올해로 18년을 맞았다. 오픈한 이는 문준용 사장. 해물 포장마차라는 콘셉트로 시작했다. 지금은 이태원 등지에서 맛집으로 꽤 알려져 있다. 하지만 창업 초창기에는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문 사장은 1990년대 신발에다 지워지지 않는 특수물감으로 만화캐릭터를 직접 그려 넣어 판매하던 신발공장을 운영했었다. 당시로는 획기적인 아이템이어서 시장에서 히트도 쳤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의 그늘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사업 실패의 좌절감으로 2년간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다. 그는 아내와 형이 마련해 준 2000만원으로 이태원에 작은 술집을 오픈했다. 하지만 시련은 계속됐다. 외식업 경험이 없던 그가 만들어내는 음식이 맛있을 수 없었다. 하루 2만원어치도 팔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한 고객이 그에게 조언을 했다. “단골집을 소개해 줄 테니 음식을 배워보라”는 것이었다. 이를 계기로 3년여 간 전국의 맛집을 돌며 스스로 ‘맛의 비법’을 터득했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후 오늘날 ‘대박 가게’의 반열에 올랐다. 
‘버들골이야기’ 이태원점 문준용 사장 © 시사저널 고성준


“단골이 좀 생겼다고 해서 안주하면 안 되죠. 처음에 가졌던 절박함을 잊는 순간 매출은 곧바로 하락합니다.” 문 사장의 말이다. 그가 매장 운영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은 ‘위기의식’과 ‘정성’이다. 위기의식이야말로 가게 운영의 원동력이라고 정의한다. “장사 2〜3년 하다 보면 권태롭고 지겨워져요. 하지만 방심하는 찰나에 손님이 천천히 빠져나가다 결국 내리막길을 걷게 됩니다. 위기의식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버텨낼 수 있어요.” 여기에 더해, 고객 한 명 한 명에 맞춘 그의 세심한 정성은 매장을 찾는 이들에게 작은 감동을 전해 주고 있다. ‘쭈노치킨’ 중앙대점은 2002년 오픈한 쭈노치킨 프랜차이즈 가맹 1호점이다. 동근후 사장이 세간에 크게 히트를 쳤던 기존의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가 아닌, 당시 이제 막 시작한 치킨 프랜차이즈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돈이 없어서”였다. 그리고 그는 “먹어보니 맛이 좋아서”라고 덧붙였다. 그는 20대 젊은 나이에 은행에 근무했던 소위 잘나가는 금융맨이었다. 그런데 20대 후반 상사와 같이 타 은행으로 스카우트된 후 옮겨간 은행에 문제가 터지면서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 이후 자영업으로 발길을 돌린 그는 양복점과 신발가게를 거쳤다. IMF 이후 신발가게를 접고 치킨을 선택했다.  “당시 명성을 떨치던 치킨 브랜드의 창업비용은 너무 높았어요. 그래서 막 프랜차이즈를 시작한 쭈노치킨을 방문했죠. 먹어보니 맛이 좋았어요. 이 맛이면 승부를 걸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치킨은 누구나 쉽게 창업할 수 있는 대중적 아이템이다. 오픈 후 인근의 경쟁 점포가 많은 것도 그에게는 어려움이었다. 하지만 “맛이 있으면 찾아온다”는 생각으로 할인이나 덤 등의 이벤트 없이 꿋꿋하게 버텼다. 동 사장의 운영철학은 단순하다. “변함없이 매뉴얼대로만 하자”다. 15년 동안 치킨집을 운영해 오면서 원가절감 등의 이유로 요령 피우는 것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튀김의 생명인 기름도 매일 새것으로 교체한다. 지금도 명절이나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매장에 출근한다. 직접 배달을 나갈 정도로 초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처음 매장을 오픈할 때 가졌던 마음을 지금도 지키고 있어요. 그게 지금까지 매장을 지켜온 힘인 것 같아요.” 
‘쭈노치킨’ 중앙대점 동근후 사장 © 시사저널 최준필


“식상해지고 나태해지는 것을 조심해야”

 젤라토&커피전문점 ‘카페띠아모’ 제주대점의 오픈 시기는 2007년 5월이다. 올해로 만 9년을 넘겼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대학가 상권의 특징이다. 사실 김정자 사장이 창업할 당시 제주대점은 아직 상권이 형성되지도 않은 지역이었다. 더구나 5월에 매장을 오픈한 후 불과 두 달 만에 방학을 맞았다. 지방의 대학가에서 방학은 고객이 없는 비수기다. 한마디로 오픈하자마자 큰 어려움을 맞은 셈이다. 이때 그녀가 다짐한 것이 “한 번 방문한 고객을 절대로 놓치지 말자”였다. 그녀는 방문하는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서비스를 맞췄다. 커플이나 친구, 혼자 방문하는 고객에게 상황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고객이 마음에 들어 할 때까지 메뉴를 무료로 다시 제공하기도 했다. 무엇을 파는 곳인지, 맛은 어떤지 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그녀의 노력은 1년이 지나면서 결실을 맺었다. 2009년 카페띠아모 본사로부터 최우수 가맹점상을 수상한 것이다.  
‘카페띠아모’ 제주대점 김정자 사장


김 사장은 지금까지 10년간 대박 매장을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한 매장을 오래 운영하다 보면 스스로 식상해지고 나태질 수 있어요. 저는 처음 교육받았을 때 배운 그대로 지금도 하고 있어요. 꾀를 부리거나 수익 때문에 얄팍한 생각이 드는 것을 경계해요. 처음과 끝이 같아야죠.” 그녀가 가장 조심하는 단어는 ‘나태’다. 그리고 가슴속에 새기는 단어는 ‘초심’이다. 제주대점은 카페띠아모 가맹점 중에서도 매장 관리가 철저한 곳 중 하나로 손꼽힌다. 젤라토 쇼케이스는 언제나 정갈하고 매일 만드는 수제 아이스크림 젤라토도 풍성하다. 그녀가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에 매장은 늘 청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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