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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 때 독서회 사건으로 3년을 복역해 지난 79년 독립유공자로 선정된 李欄씨(70)는 ‘다방 건달’을 자처한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광복 이후 지금까지 이렇다 할 직업없이 다방을 전전해온 까닭이다.

 춘천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상대를 중퇴한 이씨가 이렇게 겉돌게 된 것은, 순전히 몽양 여운형과의 만남에서 비롯됐다. 강원도 의사1호인 선친 이임수씨가 몽양의 정치 자금을 관리한 덕분에 몽양 집을 들락거렸던 이씨는 “주로 몽양 선생의 돈심부름을 했다”고 기억한다. 그런 몽양과의 인연 때문에 이씨는 경찰과 정보기관에 불려다니며 젊은 시절을 보냈다.

 그에게는 여생에 꼭 이루어야 할 꿈이 있다. “몽양을 복원시키고 그에게 정당한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게 하는 것”이다. 좌 · 우익 합작운동을 벌인 몽양은 독립유공자 대열에 끼지 못했다. 몽양이 거처하던 종로구 계동 집은 지금 칼국수집으로 변해있다(사진). “나는 몽양 발싸개 같은 존재입니다. 발싸개가 독립유공자로 선정됐는데, 나를 이끌고 지도했던 선생이 독립유공자가 아니라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吳民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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