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 민주 양당이 모두 의원총회에서 심각한 계파 갈등을 드러냈다. 11월5일 민자당 의총에서는 의원 10여 명이 나와 통합선거법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4일 민주당 의총에서도 무려 23명의 의원이 발언에 나서서 金泳三 정부의 성격을 재규정해야 한다고 역설하며 이에 대한
李基澤 대표의 노선에 제동을 걸었다.
이대표에 대한 공개적 비난은 李富榮 최고위원으로부터 비롯했다. 이최고위원이 이대표를 공격하고 나선 것은 과거청산 문제와 예산심의
연계를 놓고 이대표와 최고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대표는 지난 9월 두 전직 대통령의 국회증언과 정기국회 일정을
연계했다가, 이를 번복하면서 “과거청산 때문에 국회일정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미래지향’ 노선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2일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는 과거청산과 예산심의의 연계론이 강력하게 제기됐다. 그러나 이대표는 3일 “과거청산 문제와 관련해 유예니 연계니 하는 표현은
적당치 않고 어디까지나 병행이라는 것을 강조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이최고위원은 3일 “최고위원회의 합의는 연계다. 총무가 협상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포격하는 것 아니냐. 대표 자신이 당을
분열시키고 있다”라고 강력하게 이대표를 성토했다.
최근 민주당은 이대표가 점점 더 김영삼 정부의 들러리를 서는 것 아니냐 하고 의심하는 분위기가 늘어가고 있다. 張基旭 의원처럼
이대표를 과거 李哲?·李?雨 씨와 비교하는 시각도 나오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