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범죄 발생 건수 축소 사라진 탓" '인권수사'도 한 원인
범인 검거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5대 범죄 발생·검거·검거율 현황’에 따르면, 범인이 잡히지 않는
미해결 사건이 최근 몇 년간 늘고 있다. 경찰이 올 들어 해당 분야에 전문적인 능력을 가진 수사관을 양성하는 ‘수사경과제’를 도입하는 등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수사를 하기 위해 애써온 것과 엇갈리는 흐름이다. 경찰은 지난 8월31일 강력·지능·마약 등 5대 분야에 걸쳐 전문 수사관
92명을 처음으로 선발했다.
‘5대 범죄’는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이다. 살인 사건의 경우 2003년에는 9백98건이 발생했는데 검거
건수는 1천38건이어서 검거율이 104.4%에 달했다. 2003년 이전에 발생한 살인 사건에 대해서도 검거 성과를 올린 것이다. 그러나
2004년에는 1천84건이 발생했는데 검거는 1천41건(96.0%), 2005년 상반기에는 5백20건이 발생했는데 4백90건(94.2%)이
검거되었다. 강도 사건의 경우도 검거율이 2003년 98.2%에서 2004년 84.7%, 2005년 상반기 77.1%로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절도 사건 또한 61.3%, 51.8%, 43.7% 추이를 보이고 있다.
검.경
수사권 싸움도 악영향 미쳤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한 정치권 인사는 검·경
수사권 분쟁과 관련지어 해석했다. 두 기관이 잿밥 싸움에 열중한 사이에 애꿎은 사람들만 피해를 보면서 해결되지 않는 사건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찰의 경우, 이 문제에 쏠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수사권 조정 문제가 전면화하기 이전부터 이런 흐름이
생겨났다는 점에서 이 관점으로만 해석하기에는 미흡하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검거율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범죄 통계가 현실화해 가고 있다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과거와 달리 경찰청이 구축한 ‘범죄정보 통계 시스템’을 통해서 통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에는 실적을 올리기 위해 일선에서 일부러 범죄 발생 건수를 줄여 검거율을 높이는 식으로 통계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인권을 강조하는 사회의 분위기도
한몫 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흐름이 강해지다 보니 무리하게 수사하지 않는 분위기가 되었다”라고 전했다.
주5일제가 확산되면서 경찰 또한 토·일 요일에 활동 폭이 많이 준 것도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경찰청 관계자는 “일본은 절도 사건 검거율이
10%대에 불과하다. 우리의 검거율은 외국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