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세아그룹 오너 2세 ‘자매경영’ 본격화

어깨도 무거워져…실적 개선에 신사업도 이끌어야

2024-09-11     송응철 기자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의 삼녀인 김세라 세아상역 부사장은 최근 세아상역 사내이사에 올랐다. ⓒ글로벌세아 제공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의 차녀와 삼녀가 최근 나란히 승진하고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며 그룹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세아그룹의 자매경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의 삼녀인 김세라 세아상역 부사장은 지난달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최근 세아상역 사내이사 올랐다. 김 회장의 차녀인 김진아 글로벌세아 사장도 지난달 인사에서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두 자매가 나란히 경영 최전선에 나선 것이다.

재계는 김 회장의 장녀 김세연씨가 미국에서 골프장, 부동산 등 개인사업을 하면서 글로벌세아그룹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향후 글로벌세아그룹이 김진아 사장과 김세라 부사장에게 승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아직 승계를 논하기에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분 승계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아·세라 자매가 경영권을 넘겨받기 위해서는 그룹 지주사인 글로벌세아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글로벌세아 지분 대부분은 김웅기 회장(84.8%)과 부인인 김수남 세아재단 이사장(12.36%)이 보유하고 있다.

2세 중에는 김세연씨와 김진아 사장이 글로벌세아 지분 0.59%씩을 가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향후 지분 승계에는 2세들이 소유한 세아상역 지분을 활용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진아 사장과 김세라 부사장은 세아상역 지분 12.56%씩을 가지고 있다.

진아·세라 자매는 그룹 내 영향력이 커진 만큼 어깨도 무거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세아그룹 실적 부진 개선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세아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최근 3년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도 1164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줄었다.

핵심사인 세아상역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조8219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622억원)은 64.8% 하락했다. 여기에 건설 계열사인 세아STX엔테크는 건설 경기 악화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어오다 지난 7월 기업회생을 신청한 상태다.

여기에 인수·합병(M&A)과 신사업 진출도 진두지휘해야 한다. 앞서 글로벌세아는 오는 2025년까지 인수합병과 신사업 투자 등으로 연 매출 10조원과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한편, 1986년 설립된 의류제조판매기업 세아상역이 모태인 글로벌세아그룹은 2007년부터 공격적인 M&A를 통해 건설·플랜트와 제지·포장, 식음료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 결과 글로벌세아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재계 순위 70위 그룹사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