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허웅의 준강간상해 무혐의...전 연인 공방 마무리 수순

부산 KCC 이지스 소속 농구선수 허웅이 성폭행 혐의를 벗게 됐다. 경찰이 허웅의 전 여자친구 A씨가 주장한 준강간상해죄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다. 이는 수사기관이 허웅 사건과 관련해 내린 두 번째 판단이다. 앞서 경찰은 허웅에게 돈을 요구하며 협박한 혐의로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로써 A씨가 허웅을 협박하며 불거진 고소전이 마무리된 모습이다.

시사저널 취재 결과,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9월7일 허웅의 준강간상해죄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지난 8월2일 사건 접수 이후 한 달여 만에 나온 결론이다. A씨는 지난 2021년 5월 서울 소재 한 호텔에서 허웅과 다투던 중 래미네이트를 한 치아가 손상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강제로 성관계를 해 임신을 하게 됐다고도 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런 A씨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허웅이 지난 6월 말 A씨를 고소하면서 알려졌다. 허웅 측은 당시 “A씨가 2021년 5월 말부터 허씨의 사생활을 언론과 SNS, 소속 구단 등을 통해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3억원을 요구했다”며 A씨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그러자 A씨는 허웅의 준강간상해죄를 주장하며 맞고소에 나선 것이다.

허웅 측 법률대리인인 부지석 법무법인 ‘부유’ 변호사는 “폭행과 협박이 없으면 강간죄가 성립되기 어렵기 때문에 이보다 비교적 인정되기 쉬운 준강간상해혐의로 (A씨 측이) 고소한 것”이라며 “준강간죄는 피해자가 항거 불능 상태에서 기억하지 못해야 성립되지만 (A씨가) 기억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출해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되레 강남서는 지난 8월16일 A씨의 공갈과 협박 등의 혐의가 있다고 판단, 검찰에 송치했다. 송치 결정서에는 A씨가 마약사범 지인 등과 공모해 허웅에게 돈을 요구한 정황이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 A씨는 2019년 12월 임신중절 수술을 한 뒤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대가로 2021년 2월 허웅에게서 1320만원을 받아냈다. 두 번째 임신을 한 직후인 2021년뿐 아니라 2023년 등 수 차례에 걸쳐 허웅에게 돈을 요구하며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시사저널 8월28일자 「[단독] “지옥에서 당해봐” “3억이면 싸다” 수사로 드러난 허웅 전 여친과 지인들의 범행」 기사 참조).

이번 수사 결과와 관련해 A씨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