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통만큼 지독한 ‘요로결석’ 통증, 하루 물 10잔으로 예방할 수 있다
소변 희석으로 자연배출 가능 달리기·줄넘기·다운독 자세 등도 도움
요즘처럼 더위가 기세를 떨칠 때면 극심한 옆구리 통증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 요로결석 때문이다. 출산에 비견되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요로결석의 예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루에 물 2리터 마시기다. 신장(콩팥)에서 만들어진 소변은 요관을 통해 방광으로 내려간 후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이 요로계에 생긴 돌이 요로결석이다. 돌이 생기는 부위에 따라 신장결석·요관결석·방광결석이라고도 부른다.
한 해 약 30만 명이 요로결석으로 병원을 찾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요로결석 환자는 남성이 여성보다 2배가량 많고, 40~60대 중장년층이 전체의 66%를 차지한다. 정재용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소변의 수산 농도를 높이기 때문에 남성 환자가 더 많다는 가설이 있다. 아울러 음주와 식이를 포함한 생활습관과 비만 같은 신체적 상태의 차이도 성별에 따른 발생률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소변 속 성분(나트륨·칼슘·수산·인산·요산 등)의 농도가 짙어져 결정을 이루는 것이 요로결석이다. 특히 더울 때 땀을 많이 흘리거나, 소변이 체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수록 결석이 잘 형성된다. 그 외에 식습관, 유전, 직업, 약물 등의 요인이 있다. 김명수 이대비뇨기병원 요로결석클리닉 교수는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고 충분한 수분 섭취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변량이 줄어들고 소변의 농도가 짙어져 요로결석 형성이 촉진된다. 또 햇빛에 많이 노출되면 체내 비타민D 합성이 늘어 장에서 칼슘 흡수가 잘되는데, 이는 여름철 요로결석이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소변 자주 참으면 요로결석? 반은 맞아
그렇다면 소변을 자주 참으면 요로결석이 잘 생길까. 이 속설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방광결석과는 연관성이 있지만 신장결석·요관결석은 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최정혁 강동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비대증 등으로 배뇨에 문제가 있어 소변 보기가 수월하지 않은 중장년 남성은 방광결석 발생 가능성이 다른 사람보다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결석은 신장 내부에서 형성돼 요관을 따라 방광으로 내려가고 최종적으로 소변과 함께 몸 밖으로 배출된다. 그런데 결석이 소변의 흐름을 막으면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이 옆구리 통증이다. 진통제도 듣지 않아 병원 응급실을 찾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수십 분에서 수 시간 이어지다가 사라진 후 또다시 나타난다. 통증은 하복부·고환·음부까지 뻗치기도 한다.
통증이 장을 자극하면 오심과 구토가 동반된다. 결석 표면이 거칠수록 요로를 손상시키므로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올 수 있다. 결석이 방관 근처까지 내려와 방광을 자극하면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를 느낀다. 심하면 요로 감염·수신증(신장에 물이 참)·신부전이 유발된다. 결석이 있어도 몇 년 동안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으로 병원을 찾으면 의사는 통증 정도를 확인하고 아래쪽 갈비뼈와 척추가 만나는 부위(늑골척추각)를 두드려 보기도 한다. 요로결석이 있으면 통증이 심하게 나타난다. 요로결석이 의심되면 다른 복부질환과 감별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영상 검사를 진행한다. 초음파 진단율은 70~80%로 높지만 결석이 4mm 이하로 작거나 뼈 등에 가려진 위치에 있으면 찾기 힘들다. 결석을 가장 정확하게 찾는 방법은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다. 과거에는 X선 촬영이 주된 검사법이었지만 현재는 CT를 이용해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한다. 또 소변검사를 통해 혈뇨와 요로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큰 결석은 충격파로 분쇄해 제거
요로결석을 치료하는 이유는 신장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다. 결석으로 생긴 염증은 투석이 필요할 정도로 신장 기능을 망가뜨린다. 요로결석이 4mm 이하로 작을 때는 자연배출을 유도하며 기다린다. 작은 요로결석의 80~90%는 소변으로 자연히 배출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 가벼운 달리기, 줄넘기, 엉덩이를 높인 엎드려뻗쳐(다운독) 자세 등은 자연배출에 도움이 된다.
결석이 5~15mm 정도여서 자연배출 가능성이 떨어지면 몸 밖에서 충격파를 발사해 결석을 잘게 부순 후 자연배출을 유도하는 체외 충격파 쇄석술을 진행한다. 절개가 필요하지 않아 마취와 입원 없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결석이 단단하거나 위치가 좋지 않으면 요관내시경 결석제거술로 치료한다. 내시경을 요관으로 넣어 결석을 분쇄해 제거하는 방식이다. 성공률이 높지만 전신 마취가 필요하다.
15~20mm 이상으로 매우 큰 결석이 신장에 있는 경우에는 경피적 콩팥결석제거술을 고려한다. 옆구리에 작은 통로를 만들어 내시경을 신장까지 삽입한 후 결석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절개 범위가 넓지 않아 빨리 회복되지만 전신 마취가 필요하고 다량의 출혈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은 치료법으로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개복한 후 복강경이나 로봇으로 결석을 제거한다.
물은 자주 마시고 커피·맥주는 피해야
치료를 받아도 환자의 절반 정도에서 재발한다. 또 요로감염·수신증·패혈증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요로결석 환자는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김명수 교수는 “요로결석은 초기 치료 후 5년 이내 최대 50%까지 재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재발은 결석의 종류, 결석의 크기와 위치, 환자의 요로결석 관련 대사 상태를 포함한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으므로 결석 재발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적절한 식이요법과 주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특히 하루 2리터(약 10잔) 이상의 충분한 수분 섭취를 통해 결석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요로결석 예방을 위해 하루 약 2리터의 물을 마시라고 권한다. 커피나 맥주는 이뇨 작용이 있어 단기적인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요로결석 생성을 촉진한다. 특히 맥주에는 결석을 만드는 수산이 다량 함유돼 있다. 최정혁 교수는 “요로결석은 충분한 수분 섭취만으로도 쉽게 예방이 가능하다. 소변량이 많아지면 소변 결정이 희석되는 효과가 있고, 결정이 뭉쳐 결석으로 발전하기 전에 배출되기 때문이다. 또 요로결석은 건강검진의 복부초음파로 통증 발생 전에 선별검사가 가능하므로 정기적인 검진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로결석 예방을 위해 과다 섭취를 피해야 할 성분이 있다. 염분·수산·단백질·칼슘·비타민D·비타민C 등은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이지만 요로결석 위험인자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과하게 먹지 않아야 한다. 특히 영양제 형태로 먹을 필요가 없다. 반대로 결석 형성을 억제하는 성분은 구연산이다. 오렌지·자몽·귤·그레이프프루트 등 시큼한 과일에 구연산이 많이 함유돼 있다.
최정혁 교수는 “비타민C를 과다 복용하면 요로결석에 걸리기 쉬울까. 비타민C를 섭취하면 대사산물로 옥살산이 생성된다. 옥살산은 결석 성분 중 가장 흔하게 보이는 옥살산칼슘을 이루는 성분이다. 따라서 과잉 섭취하면 요로결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비타민C를 섭취하면 이점이 많아 복용이 권장되지만 너무 많이 복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로결석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한 생활습관
❶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요로결석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생활 수칙은 물 충분히 마시기다. 하루 소변량이 2리터 이상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적어도 하루 10잔 이상의 수분 섭취를 권장한다. 하루 3회 식사 중 2잔의 물을 마시고, 매 식간에 1~2잔의 물을 마시며, 취침 전에 물 1잔을 마시는 식이다. 특히 운동이나 땀을 많이 흘린 다음에는 추가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❷ 일반적으로 칼슘 섭취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 하루 3잔 정도의 우유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칼슘 섭취를 지나치게 제한하면 결석의 생성을 촉진할 수 있다.
❸ 저염 식이는 매우 중요하다. 즉, 짜지 않게 음식을 먹어야 한다. 소금·냉동식품·김치·된장·고추장·간장·햄 등에 염분이 많다.
❹ 과다한 육류 섭취를 자제한다.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생선 등 육류는 소변 내 칼슘·수산·요산을 증가시키고 결석의 생성을 막는 구연산을 감소시킨다.
❺ 구연산이 풍부하게 함유된 과일(귤·레몬·오렌지·자몽·매실·토마토 등)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❻ 수산이 풍부한 음식(시금치·초콜릿·아몬드·땅콩·브로콜리·딸기·콜라·코코아·커피·술 등)을 자주 그리고 많이 섭취하는 것을 자제한다. 그러나 수산을 소량 섭취하는 것은 결석의 위험성을 많이 증가시키지 않는다.
❼ 하루 2g 이상의 고용량 비타민C 섭취는 고수산뇨증을 일으켜 결석 환자에게 좋지 않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통상적인 용량(500~1000mg)의 비타민C 섭취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❽ 일반적인 식이 지침에 따라 생활해도 결석이 자주 재발하는 경우, 결석 원인에 따라 구연산이 함유된 약제나 이뇨제 등을 규칙적으로 복용함으로써 재발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약제를 처방받으려면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