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키우면 사망률·우울감 모두 낮아지지만…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임신부는 유산 등 주의해야…반려동물이 건강에 미치는 득과 실
현대 사회에서 반려동물의 존재는 단순한 애완동물을 넘어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약 25.4%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이는 약 602만 가구에 해당하며, 반려견은 약 544만 마리, 반려묘는 약 254만 마리로 추정된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임에 따라 반려동물과 인간의 관계는 더 확대되고 있고, 이러한 관계가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가 주요하다고 볼 수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여러 가지 건강상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세계적인 의학저널(Circulation: Cardiovascular Quality and Outcomes)에 발표된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개를 키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24% 낮았고,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31% 낮았다. 이는 규칙적인 산책 등 신체활동 증가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은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추고 옥시토신 같은 애착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또한 우울증 및 불안 감소에도 도움이 되는데, 2021년 의학저널(PLOS One)에 발표된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반려동물 소유자들은 외로움과 우울감을 덜 느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반려동물이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고, 특히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의 우울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반려동물은 다른 사람들과의 사회적 접촉을 증가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도 있어 사회 참여의 기회를 증가시키기도 한다.
인수공통감염병·알레르기 주의 필요
반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일부 건강 위험을 수반할 수 있다. 인수공통감염병이 대표적인 예다. 예를 들어 광견병은 광견병 바이러스에 의한 뇌염으로, 감염된 동물의 타액을 통해 전파된다. 초기에는 발열, 두통, 전신 쇠약감 등이 생기고 더 진행되면 불안, 혼란, 공격성, 물에 대한 공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톡소플라스마증도 있다. 톡소포자충에 의한 감염증으로, 주로 고양이 배설물을 통해 전파된다.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임신부 감염 시 유산, 사산, 소두증, 뇌수종, 망막염 등 선천성 기형을 유발할 수 있어 위생 관리와 임신부의 주의가 중요하다. 예방법은 고양이 배설물 처리 시 장갑을 잘 착용하는 것, 임신부는 배설물 처리를 피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가장 잘 알려진 건강 영향 중 하나는 알레르기다. 반려동물의 털이나 비듬은 일부 사람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비염, 결막염, 피부 반응, 천식 악화 등이 있다. 진단은 보통 피부검사나 혈액검사로 이뤄지며, 치료는 회피요법, 약물치료, 면역요법 등이 있다. 그 밖에도 생각보다 흔하게 물림 사고가 발생하는데 특히 개와 관련된 물림 사고는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상처 감염, 신경 손상, 심리적 트라우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반려동물과 인간 건강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2018년 미국의학협회저널 소아과학(JAMA Pediatrics)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이거나 영아기에 개와 밀접하게 지낸 어린이는 천식 발병 위험이 낮았다. 또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치매 환자에게 동물 매개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는 중이다.
이러한 반려동물과 인간의 관계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효과를 최대화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잠재적 득과 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과 이에 대한 적절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