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JMS 저격수’ 김도형 교수 “정명석 절대 풀려나선 안 돼”

성폭행 및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78)씨가 석방 상태로 재판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항소심 구속기간(최대 6개월) 만료일이 다가오면서 더 이상 정씨를 수감 상태로 법정에 세울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정씨의 불구속 재판이 확실시되자 피해자 측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JMS 저격수’로 불리는 김도형 단국대 교수는 “JMS에 불가능은 없다”며 정씨가 풀려날 경우 2·3차 가해를 비롯해 피해자들의 고통이 극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명석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항소심 시작과 동시에 ‘극심한 2차 가해가 우려되니 심리를 조속히 진행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대전고등법원 재판부에 제출했지만 결과가 이렇다. 7월25일에 결심(공판)을 하겠다고 밝힌 재판부가 검찰의 반대를 묵살해가면서 8월22일(정명석 구속만기일은 8월15일)로 추가 심리 기일을 잡았다. JMS 측에서 2차 가해 우려가 나오는 상황인데, 구속만기를 넘기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황당할 따름이다.

1심 재판 당시 1만 명 넘는 신도들이 길거리로 나가서 시위를 한답시고 피해자들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피해자들을 비방하는 2차 가해를 저질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JMS신도들은 10대가 넘는 LED 광고차량을 동원해 전국적으로 피해자들을 비방하는 광고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러한 피해자들의 고통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그 고통을 피해자들이 고스란히 견디고 있는 중이다. 피해자들은 도대체 얼마나 더 참아야 하나 싶다.”

정명석이 풀려난다면 어떤 점을 우려하나.

“현재 대전고등법원 형사3부가 구속만기일을 넘겨서 공판기일을 잡았기 때문에 현 상태로는 불구속으로 풀려날 것이 확실시 된다. 정명석이 누구인가.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 8년 가까이 해외도피를 한 파렴치한 성범죄자다. 홍콩에서 구속됐지만,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후 중국 본토로 밀항까지 했다. 중국에서도 또 성범죄를 저질러 검거된 악질적인 범죄자다. 이런 사람을 상대로 불구속 재판을 진행하겠다는 재판부는 공개적으로 “석방하겠다”고 밝힌 것과 다르지 않다. 만약 정명석이 석방돼 또 다른 성범죄가 발생한다거나, 밀항해 해외로 도피하면 모든 책임은 누가 져야하겠는가. JMS에서 이게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정명석 관련 ‘녹음파일’ 2차 가해 논란이 있는데.

“피해자 메이플(넷플릭스 《나는 신이다》를 통해 정명석의 범죄 행각을 폭로한 홍콩 국적 피해자)은 성범죄 현장을 녹음해 수사기관에 증거로 제출했다. 성범죄의 특성상 수치심을 야기하는 은밀한 내용이 담겨있는 녹음파일이다. 정명석의 변호인들은 녹음파일 ‘등사(복사)’를 신청했고, 고등법원 재판부는 “2차 가해가 우려된다”는 검찰의 반대를 묵살하면서까지 성범죄 현장의 녹음파일 등사를 허락했다. 그 결과 정명석의 변호인들은 사건과 아무런 관련 없는 JMS 신도들에게 녹음파일을 들려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진 후 검찰은 “녹음파일 회수를 고려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녹음파일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다고 생각된다. 녹음파일은 성범죄 현장을 녹음한 특성상 극히 수치스러운 내용이 담겨있다. 이러한 파일을 정명석의 방어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취지로 재판부가 등사를 허가했다. 2차 피해가 계속 발생하는 이유다.

JMS 측에서 ‘녹음파일’ 조작 의혹을 제기하던데.

“대꾸할 가치도 없다. 녹음파일을 감정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는 이미 2년 전에 “편집 조작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다”라는 의견을 냈다. 이러한 내용은 1심 판결문에 명확하게 기재돼 있다. “파일의 구조가 약간 다르다”라는 의견이 있었는데 최근 대검찰청에서 원인이 밝혀졌다. 녹음파일을 앱을 통해 메신저로 전송할 경우 파일의 구조가 바뀐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최근 정명석의 변호인들은 녹음파일을 감정기관을 통해 의뢰한 결과 “50~60여 군데가 편집됐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감정서에 어떤 파일을 감정했는지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국과수는 “편집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JMS가 의뢰한 ‘사적 감정기관’이 국가기관인 ‘국과수’보다 신뢰할 수 있다는 말인가 되묻고 싶다.”

정명석 측에서 피해자들에게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과거 15년 전 재판에서 정명석의 변호인들은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하며 재판부가 선고를 연기한 적 있다. JMS 간부들이 피해자들의 집을 찾아다녔다. 심지어 피해자의 이모부가 운영하는 식당까지 찾아가 돈다발을 보여주면서 “당신의 조카가 성폭행을 당했는데 이 돈을 줄테니 합의하자”고 집요하게 요구한 적도 있다. 이 때문에 당시 피해자들의 관할 경찰서는 피해자들의 집 주변에 순찰을 강화하고, 신고가 접수되면 최우선적으로 출동해 피해자들을 보호하는 일에 힘썼다.

구속만기일이 다가오며 또다시 이러한 일이 벌어질 조짐이 보인다. 얼마 전 정명석의 변호인 중 한 사람이 피해자 변호사를 찾아온 적이 있다. 그리고선 나를 만나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한다. 이제 이러한 만남의 요구가 점점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피해자들의 고통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런 상황이 기가 막힐 뿐이다.”

정명석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지금까지 정명석을 고소한 여성은 22명이다. 지금 3명에 대한 성범죄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최근 정명석은 두 명의 여성에 대한 성범죄로 또다시 기소돼 1심 재판이 시작됐다. 17명에 대한 성범죄로 또다시 기소돼 재판을 받으면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악의 성범죄자가 아닐까 한다. 정명석에게 자신이 저지른 수많은 죄에 대한 ‘값’은 반드시 치러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가 무병장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