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도 문자 폭탄? “고통스럽다, 그만 좀”
野지지 성향 유튜버가 ‘응원 문자 보내자’며 전화번호 공개 “수십 년 써 온 번호 바꿔야 할 모양” 토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향한 지지자들의 전화와 문자 폭탄에 대해 고통을 호소하며 자제를 요청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전화 문자 그만 좀,.시도 때도 없는 문자 전화는 응원 격려가 아니라 고통을 주는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아무래도 수십 년 써 온 전번(전화번호)을 바꿔야할 모양입니다”라고 토로했다. 대상자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강성 지지자들을 향한 메시지로 읽힌다.
이 전 대표의 글에 한 팔로워는 “진심으로 대표님 생각하면 그럴 수 없을 텐데 새벽에도 전화하고 왜들 그러는지. 응원하고 싶으면 애완견 기사에 팩트체크 댓글 하나 쓰시고 따봉 하나를 누르세요”라고 답글을 달며 문자 자제를 요구했다. ‘애완견’은 앞서 이 전 대표가 언론을 비판하며 사용한 표현으로 이후 강성 지지자들이 자주 사용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 게시글을 리트윗(재게시)하며 동의를 표하기도 했다.
갑작스런 전화‧문자 폭탄의 배경에는 한 야당 지지 성향 유튜브 운영자의 ‘전화번호 공개’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의 측근은 “어제(30일) 전후 지지자들로부터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연락이 와서 알아보니, 야당 지지 성향 유튜버가 방송에서 대표의 연락처를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해당 유튜버가 ‘이재명 전 대표가 힘들어하니 응원 문자를 보내자’는 취지로 시청자들에게 이 전 대표의 개인 전화번호를 공개했다는 것이다. 이후 이 전 대표에게 격려성 전화와 문자가 휴대전화를 마비시킬 만큼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전 대표는 이전에도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몇 차례 내왔다. 이들이 당내 인사들을 향해 수박 색출, 문자 폭탄, 트럭 시위 등 맹공을 펼치자 이 전 대표는 “총구는 밖으로 향해야 한다” “통합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지지자들은 멈추지 않았고 당내 비명(非이재명)계 의원들은 이 전 대표의 소극적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SNS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며 대중과 소통했으며, 지난 대선 당시에도 지지자들의 디엠(DM·다이렉트 메시지)에 일일이 답하는 등 정치인 가운데 SNS ‘헤비 유저’(적극적 사용자)로 꼽혀왔다. 그는 8·1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연임 도전에 나서기로 하면서 최근엔 당 안팎 사람들을 만나며 스킨십을 쌓아가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