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찾아가 본 합천 해인사 대장경세계문화축전

10월20일부터 17일간 대장경테마파크와 해인사 일원에서 개최

2017-10-10     김도형 기자
 인류최고의 목판예술인 고려 팔만 대장경을 콘텐츠로 한 국내유일의 정신문화체험 페스티벌인 '2017대장경세계문화축전'이 아흐레 앞으로 다가왔다.   고려팔만대장경은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 수집한 1511종 6802권에 달하는 경전들을 가로 70㎝ 세로 24㎝​의 나무판 8만1258장​ 앞·뒷면에 빼곡하게 새겨 놓은 경판으로, 이 경판들을 모두 쌓으면 백두산(2744m) 보다 높은 3200m에 달한다. 나무판에 새겨진 5230만자 가운데 틀린 글자가 130여자에 불과, 당대 최고의 인쇄 및 간행기술의 사례로 우리나라 문명의 보고이자 동아시아 문명의 결정체로 평가되고 있다.  '소중한 인연, 아름다운 동행'을 주제로 10월 20일부터 11월 5일까지 열리는 이번 축전의 행사장인 합천 해인사 대장경테마파크를 미리 찾아 축전의 관람 포인트를 짚어봤다.​  
팔만대장경 진본,Ⓒ합천군청

  

가을빛으로 물든 대장경테마파크에 들어서다

 국화향기 그윽한 합천 해인사 매표소를 지나 대장경테마파크로 들어서면 정면에 세계적인 미술가 이재효 작가의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합천 출신인 이 작가는 ‘베이징올림픽 환경조각 작품전'과 ‘일본 효고 국제 회화 공모전’ 우수상을 비롯해 김세중 청년 조각상, 오사카 트리엔날레 조각 대상, 문화부 제정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한 조각가다. 이번에 설치된 조각 작품들을 보고 있느라면, 마치 누드모델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만큼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이 작가의 작품 바로 앞에는 대장경천년관, 대장경빛소리관, 기록문화관, 세계교류관, 도예체험관 등 다양한 전시관 및 체험관이 둘러싸고 있다.  메인 행사장인 대장경천년관은 2층 구조로 대장경의 역사, 가치, 조성과정, 장경판전의 원리 등을 알기 쉽게 보여주는 공간이다. 1층에서는 대장경을 지킨사람들이란 주제로 빨간마후라의 주인공 김영환장군의 유품과 소품들이 전시돼 있다.  
대장경을 지켜낸 빨간마후라의 주인공 김영환장군의 모습.Ⓒ김도형 기자

 김 장군은 1951년 7월18일부터 9월18일까지 공군 제1전투비행단 제10전투비행단장으로 근무했다.(1920~1954·당시 대령) 그는 같은 해 8월 지리산 공비토벌작전을 수행하면서 '무장공비가 주둔한 해인사를 폭격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했다. 당시 김 장군은 "해인사 내 팔만대장경은 귀한 우리 문화유적인데 해인사를 폭격하면 소실된다"며 동료 조종사들의 폭격을 중지시켜 팔만대장경을 지켜낸 것으로 유명하다. 정부는 합천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수호한 공적을 기려 2010년 김 장군에게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했다. 해인사 측은 매년 6월 호국추모재를 봉행하고 있다. 2층 대장경 신비실에는 팔만대장경 조판 과정인 8단계를 인물모형을 통해 자세하게 재현해 조성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대장경 보존과학실 입구에는 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판전과 팔만대장경의 진본 8점이 전시돼 있다.   
대장경 보존과학실 특수 유리관 속에 대장경 진본 8점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김도형 기자

  

대장경 천년관 옆 빛 소리관에는 입체영상관 '압도'


천년관을 관람하고 나와 좌측에 위치한 대장경 빛 소리관으로 이동하면 종교와 국적을 초월해 전 연령층 남녀노소 누구나 360도로 입체영상을 체험할 수 있는 ‘5차원(5D) 입체영상관’을 만나게 된다. 최첨단 영상기술을 도입한 360도 초대형 원형스크린이 관람객을 감싸며 물·바람·안개 효과를 연출한다. 여기다 멀티채널 사운드를 통해 울리는 특수효과는 환상적인 분위기로 관객들을 몰입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는 한번에 200명의 관람객이 입장할 수 있다. 10분 정도의 입체 영상물들은 한국어·영어·일본어로 상영된다. 관람 시간은 입장 10분, 관람 10분, 안경 수거 퇴장 10분 등 총 30분 가량 걸린다.      
신비의 5차원(5D) 입체영상관인 대장경 빛 소리관 전경.Ⓒ김도형 기자

 빛소리관에는 '천년의 마음'인 팔만대장경 경전의 요체인 마음(心)과 대장경 제작 1000년의 역사를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은 영상이 단연 압도적이다. 신비의 5D(360도 서클입체)영상을 관람하고 또 좌측으로 이동하면 새로 조성된 기록문화관 상설전시실을 관람할 수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750㎡의 기록문화관 지하 1층에는 '기록이 역사를 비추다'라는 주제로 그래픽을 통해 조선왕실과 현재를 잇는 기록유물의 정수인 ‘의궤’(儀軌)​의 기록유물을 소개하고 있다. 이곳에는 조선시대 왕세자에 대한 교육 실태와 왕실의 의식 문화를 알 수 있는 가례도감, 왕실 장례문화를 담은 예장도감을 살펴볼 수 있다. 이 밖에 기록문화관 1, 2, 3층에는 신라시대 혜초스님의 왕오천국전을 비롯해 미디어를 이용한 다양한 인터렉션 프로그램과 작가들이 진행하는 전문적인 판각판화체험 행사들이 마련돼 방문객들을 유혹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록문화관 지하 1층에서는 조선왕실과 현재를 잇는 기록유물의 정수 ‘의궤’의 기록유물을 소개를 하고 있다.Ⓒ김도형 기자

  

세계교류관에는 160여 국내외 사진작가 작품전 '눈길' 


기록문화관을 나와 좌측으로는 2층 구조물로 이뤄진 세계교류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 1층에는 한국사진진작가협회 경상남도지회 회원 중 선발된 95명의 작가와 중국 내몽고자치구 적봉시 촬영가협회 소속 70명의 작가들의 작품이 선보인다. 2층에는 대장경세계문화축전 기념 팔만대장경 전국예술대전 수상작인  서예 , 서각 , 문인화 , 민화 , 선묵화 등 5 개 부문이 전시돼 관람객들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이 밖에 '소중한 인연, 아름다운 동행'이란 테마를 구체화하는 소리길 힐링 등 각종체험과 뮤지컬, 전통문화예술공연 등은 깊어가는 가을 풍경을 배경으로 선조들의 아름답고 숭고한 정신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창환 합천군수는 "축전이 아흐레 앞으로 다가온 만큼 지금까지 준비해온 것들을 잘 마무리해 민족의 자랑이자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의 진정한 가치를 세상에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